가뭄, 코로나, 탈레반까지…아프간 9월부터 식량도 고갈
지난달 식량 위기 선포…탈레반 장악에 악화
국제기구 식량난 우려…아동 절반 영양실조
[카불=AP/뉴시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밖에 아프간인 수백명이 모여있다. 2021.08.2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뭄,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탈레반 장악까지 겹치면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아프가니스탄 내 식량이 고갈될 수 있다는 국제기구 우려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카불 공항에서 상업용 항공기 운항이 끊기면서 핵심 물자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4개의 다른 경로를 통해 식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아프간에 식량에 동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드루 패터슨 WFP 아프가니스탄 담당 부국장은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통한 경로로 식량 50%를 운송하고 있다"면서 "겨울이 되면 도로가 눈으로 덮여 운송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아프간 내 식량 2만t을 보유하고 있고, 7000t은 운송 중"이라며 "연말까지 5만4000t이 필요하다. 9월이면 식량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FP는 아프간인 2000만명분 식량 확보를 위해 2억달러(약 2340억원)가 필요한 상태로, 연이은 가뭄 등으로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1850만명가량이 구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에선 올해 가뭄으로 농작물 40%가 피해를 입었고, 곡물 가격은 5년 평균치보다 24% 상승했다. 탈레반 장악 전인 올해 초 이미 인구 3분의 1이 식량 불안을 겪었고, 5세 이하 아동 절반이 영양실조였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달 가뭄으로 인한 식량 위기를 선포한 상태다.
리처드 브레넌 WHO 아프간 응급 업무 담당 국장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세계의 눈이 아프간에서 탈출하는 사람에게 향해있지만, 우리는 남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물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브레넌 국장에 따르면 WHO는 아프간으로 향하는 대피용 수송기가 두바이에 경유해 보급 물자를 싣고 가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UNICEF) 총재는 "아프간 어린이 1000만명이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며 "100만명은 치료를 못 받고 죽을 수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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