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처녀 뱃사공' 노래비... 근원지 둘러싸고 의령·함안 '티격태격'
의령 "발원지는 함안천이 아닌 남강 뱃길이고 오라버니는 군대가지 않아"
함안 "발원지 현 위치 맞고 오라버니는 군에 간 것 맞아"
함안처녀뱃사공보존회 "의령에서 주장하는 처녀뱃사공 A씨는 주인공 아냐"
'처녀 뱃사공' 노래비 *재판매 및 DB 금지
포문은 김봉남(국민의힘·가) 의령군의원이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 의령군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처녀 뱃사공' 진실이 왜곡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59년 발표된 국민애창곡 '처녀 뱃사공' 사연을 담아 2000년 10월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에 세운 노래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처녀 뱃사공' 주인공은 의령군 정곡면 적곡리 출신이고 ,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로 시집을 가 현재 생존해 있다"고 말했다.
'처녀 뱃사공'이 나룻배를 젓던 뱃길은 함안천이 아닌 함안과 의령을 잇는 남강 뱃길이라는 주장과 노랫말에 나오는 오라버니는 군대에 가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2008년 실존인물인 '처녀 뱃사공' 주인공과 그 주변을 둘러싼 증언, 의령향토문화연구소(이하 연구소) 등에서 비문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지적했음에도 13년이 지난 지금도 비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절차를 거쳐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당시 처녀 뱃사공이 활동했던 북실나루터 복원과 더불어 의령 명품 100리길 조성사업과 연계하여 관광지로 활성화 시킬 복안이었다.
'처녀 뱃사공' 노래비에 대한 사연은 이렇다.
가수 윤항기·윤복희 씨의 부친이며 당시 유랑극단 단장이던 고 윤부길 씨가 1953년 9월 6.25전쟁으로 피난 온 시절, 함안군 대산면 악양에 머물렀다.
윤 씨는 함안 가야장에서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던 중 악양 나루터에서 '처녀 뱃사공'을 만났다.
처녀뱃사공 가을음악회의 한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노래는 대히트를 했고 함안군은 2000년 대산면 악양루 인근에 노래비를 세우고 후손인 윤항기 씨도 제막식에 초청하는 등 '처녀 뱃사공' 근원지임을 토대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매진했다.
또 해마다 '처녀 뱃사공 가을음악회'라는 이름 아래 민간 주최로 음악회도 개최하고 있다.
함안군의 입장은 의령향토문화연구소와 달랐다.
군은 악양루 주변이 여러 증언과 자료를 통해 '처녀 뱃사공' 가사 배경지가 맞고 김 의원이 주장하는 'A씨가 처녀 뱃사공' 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윤부길 악단이 만난 뱃사공은 A 씨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함안군이 2008년 당시 A씨를 만나 확인한 바에 따르면 1954년 남지장에서 의령장으로 가는 일행 4명에게 서너 번 배를 태워 준 적이 있다고 했고, 앵금(해금)으로 추정되는 악기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윤부길 악극단 일행은 약 20여명으로 대규모였고 악극단에 앵금은 없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윤부길 씨가 만난 처녀뱃사공은 A씨가 아니라는 것이다.
[창원=뉴시스] 경남 함안 악양둑발길.(사진=경남도 제공)
김인교 함안처녀뱃사공보존회 사무국장은 "그 당시 처녀뱃사공은 여러 있었을 것이고 A씨도 그 중의 한 분이었을 것"이라며 "의령군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또 김 국장은 "결정적으로 의령향토문화연구소에서 주장하는 처녀뱃사공 A씨는 오빠가 없는 것으로 당시 호적등본을 통해 확인했다"고 알렸다.
한편 경남 함안군 악양둑방길에서 매년 11월에 열리는 '처녀뱃사공 가을음악회'는 사물놀이,통기타 라이브, 화천농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악양둑방길로 지는 가을 노을을 배경 삼아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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