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존 핵전략 수정 안할 듯"…러 위협에 동맹국들 우려도
동맹국 압력 속 핵무기 관련 오랜 정책 고수
"핵무기 유일한 목적은 핵공격 억제 선거 공약에서 물러나"
[브뤼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G20 퇴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2.03.25.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0년 선거 당시 주장해 온 핵전략 공약에서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유세기간 “미국의 핵무기는 적의 핵 무기 공격을 억제하거나 대응하는 유일한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며 새로운 핵전략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즉 비핵무기 공격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핵공격을 저지하는 것만이 핵무기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라고 선언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핵전략을 수립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억제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상황에서 미국이 핵전략을 수정하면 미국의 동맹과 러시아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WSJ는 “동맹국의 압력 속에서 이번 주 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핵무기의 기본역할은 핵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새롭게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중한 공식적 표현은 ‘미국의 핵무기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적의 재래식, 생물학, 화학 및 사이버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WSJ는 부연했다.
이런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 등 유럽 동맹국들을 만나는 과정에 나와 주목받고 있다.
WSJ의 이런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미국의 핵 전략은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NPR 결과는 지난 1월 중 발표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보다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 간사와 마이크 로저스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주요 전쟁을 억제한 미국의 핵 원칙을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
반대로 다수 민주당 군비통제 및 핵 비확산 지지자들은 미국이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조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미국이 '핵무기 선제 사용 금지' 정책을 선언하거나, 적어도 핵무기는 재래식 위협이 아니라 핵위협을 저지한다는 목적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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