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청문회, '아빠 찬스' 십자포화…민주당 퇴장에 파행(종합)
민주당 "의혹 많고 자료 제출 기피, 태도도 불량"
국민의힘 "의혹 안 맞으니 퇴장…사유 불명확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네번째)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제출한 아들의 MRI 자료 놓고 언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하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미가 없다"며 인사청문회장에서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후 7시께 퇴장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2017년과 2018년에 제출한 자기기술서가 동일한데도 점수가 4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며 "더 이상 인사청문회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지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도 "의혹이 많은 후보도 핵심 자료 제출 기피한 것도 처음이다. 답변 태도도 아주 불량하다"며 "무엇보다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이 전혀 없다. 청문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게 없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통해 밝힐 사항이다. 더 이상 청문을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퇴장하자 여당 의원들도 모두 자리를 떠났다.
여당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아빠 찬스' 의혹과 병역, 후보자의 자질 등에 집중 포격을 날렸다.
김원이 의원은 "후보의 아들이 2017년과 2018년 (편입학을) 시도했는데 2017년에는 떨어졌고 2018년에는 38점 이상 대폭 올라 합격했다"며 "성적과 영어 점수, 논문, 연구실 근무,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다 똑같은데도 2017년엔 떨어지고 2018년엔 붙었는지에 대한 의혹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지역특별전형이 생겼는데 경북대에서는 지역 우수인재를 51% 뽑았다"며 "입학전형위원회 위원도 전원 다 경북대 의대 교수"라고 했다.
정 후보자와 증인들은 2017년과 2018년의 편입학 전형이 달라 지원하는 모집단에 차이가 있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지역 우수인재는 30% 이상 뽑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 자녀의 병역 4급 판정도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의 자녀는 2011년 첫 신체검사를 받은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에 따른 입영 연기를 신청했다가 2015년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으며 4급으로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자녀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제출했다.
신현영 의원은 "병무용 진단명은 척추협착인데 2013년 첫 진료때는 급성추간판탈출이었다. 그럼에도 병역 판정을 잘 받기 위해 척추협착으로 쓴 것 아닌가"라며 "통증이 있는데도 19학점에 주 40시간씩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유럽 여행도 갔다. 그래서 진단서에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급성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4~6주 내 통증이 없어지지만 재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춘숙 의원은 "후보자의 종합소득세 신고자료를 보면 개인 승용차를 업무용으로 신청했다"며 "개인 승용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하는 것은 탈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제가 세심히 못 챙긴 잘못"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까지 해명에 잘못된 답변이 있다면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 자리를 걸겠느냐'고 묻자 '의원님 얘기를 들어봐야 알겠다", "질문을 해 달라" 등의 답변을 했다.
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와 사퇴 요구에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불편하셨다면 매우 송구스럽지만 사실 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채 국민의 눈높이가 맞춰져 있지 않나, 저로서는 잘못된 사실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이 자리까지 나왔다"며 "(자녀 입시 관련) 아빠 찬스를 절대로 쓸 수 없는 구조였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장에서 퇴장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윤 의원은 "의혹 제기가 맞지 않으니 퇴장을 하는 것 아니냐"며 "퇴장을 할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내고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에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청문회장을 퇴장한 민주당 복지위 위원들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 의원들께서 요청한 증인들마저 입시에서 부당 불법한 특혜가 없었으며 후보자 자녀들의 성적은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고 명백히 증언했다. 민주당은 다수당의 횡포와 갑질을 강행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다시 청문회에 합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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