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거 알바는 범죄'…전화금융사기 수거책 78%가 청년층

광주경찰청 지난 5개월 보이스피싱 피의자 유형 분석

검거 288명 중 144명이 현금 수거책…30대 이하 113명

전년 대비 발생 건수·피해액 감소…검거 건수·인원은 증가

부동산 전문 포털사이트 광주사랑방과 범죄예방 협업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광주경찰청이 올해 붙잡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의자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288명 중 144명이 현금 수거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0대와 30대가 각각 89명·24명으로 30대 이하 청년층이 78%를 차지했다.

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달까지 광주지역 전화금융사기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검거 건수와 인원은 증가했다.

지난 해 1월부터 5월까지 광주지역 전화금융사기 발생 건수는 340건(피해액 86.6억 원), 올해 같은 기간 발생 건수는 156건(피해액 3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 건수와 인원은 161건·152명, 올해는 274건·288명이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광주경찰청이 금감원 광주·전남지원과 협력, 적극적인 범죄예방 활동을 위한 신고지침을 시행한 결과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광주경찰청은 고수익이라는 미끼에 속아 아르바이트에 나섰다가 뜻하지 않게 범죄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급증하는 만큼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구직 사이트와 SNS 등 각종 포털상에 ▲사무보조 ▲배송 ▲설문조사 등 단순 업무인 것 같은 모집 광고글을 게재, 이를 본 청년들이 실제로 연락하면 일당 10만~20만 원의 고수익을 미끼로 합법적인 금융업무인 것처럼 속여 채권 회수를 지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광주경찰청은 설명했다.

실제 최근 광주 북구 한 지역에서 ATM기기를 이용, 무통장 송금을 하던 중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 A씨는 조사 과정에서 '구인광고 사이트를 통해 수금 업무인 줄만 알고 일을 시작했을 뿐, 보이스피싱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광주경찰청은 피의자가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범죄를 조금이나마 예측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부동산 전문 포털사이트인 '광주 사랑방'에 전화금융사기 범죄 예방 협업을 제안, 오는 9일부터 단순 업무를 가장한 고수익 수거책 아르바이트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문구를 관련 광고에 적시하기로 했다. 광주사랑방 사이트의 1일 방문자 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또 광주여대·조선대·호남대 등 지역 대학교를 순차적으로 방문, 고수익 아르바이트 처벌사례 홍보와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지원할 때 비대면 면접, 카톡·텔레그램으로의 연락, 현금수령과 입금 지시 등을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현금을 수거하는 아르바이트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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