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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칸 성적표' 사태 벌써 잊었나…수능 모의평가 또 오류

등록 2022.06.21 17:00:00수정 2022.06.21 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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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평가 이의심사 결과 오류 1건 확인

지구과학Ⅱ 14번 오류로 응시자 '모두 정답'

'해파' 묻는 문항 선택지 '과학적 오류' 파악

신설 '고난도문항검토단' 검수 안 거친 문제

고개숙인 평가원 "학문적 엄밀성 점검 노력"

[세종=뉴시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견돼 '전원 정답' 처리됐다. 사진은 해당 문항. 당초 정답은 3번.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2.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견돼 '전원 정답' 처리됐다. 사진은 해당 문항. 당초 정답은 3번.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2.06.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견돼 출제기관이 '전원 정답' 처리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사태로 개선안이 마련됐지만 또 다시 오류를 막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9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 과학탐구 영역 지구과학Ⅱ 14번에 오류가 발견돼 '정답 없음'으로 판정하고 모두 정답 처리한다고 21일 밝혔다.

문제가 된 지구과학Ⅱ 14번을 비롯한 총 31개 문항에 대해 이의신청이 접수됐으며, 나머지 30개 문항에 대해서 평가원은 문제와 정답에 이상 없다고 결정했다.

이의심사 단계에서 오류를 발견해 정답이 정정되면서 성적표는 내달 6일 수험생들에게 예정대로 교부 예정이다. 지난해 출제오류 사태 당시에는 수험생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해당 과목 성적이 확정되지 못한 채 '빈칸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부됐던 바 있다.

출제오류가 확인된 지구과학Ⅱ 14번은 바닷물의 표면에서 퍼져 나가는 파동이 오르내리는 운동, '해파'(sea wave)를 소재로 출제됐다. 해파의 발생 과정과 해파의 두 종류인 천해파와 심해파를 이해하는지 물었다.

보기에 3개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옳은 것을 묻는 문제였으며, 배점은 2점이었다. 당초 정답은 'ㄱ, ㄴ' 3번이었는데, 'ㄱ' 선택지에 오류가 있다는 이의신청이 제기됐고 평가원이 이를 검토한 결과 오류가 확인됐다.

평가원은 "심해파와 천해파는 특정 지점에서의 수심과 파장의 비율로 구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며 해당 선택지에 오류가 있음을 시인했다.

평가원은 지난해 출제오류 사태로 이의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에 따라, 자문을 받은 학회 3곳의 명칭(한국연안방재학회, 한국지구과학회, 대한지구과학교육학회)과 자문 내용을 함께 공개했다.

학회 3곳은 모두 문제가 된 문항의 'h1은 h2의 10배이다'라는 해당 선택지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파의 특성을 고려하면 해당 선택지의 '10배'는 '10배를 초과한다'가 맞는다는 게 이들 학회 의견이었다.

평가원이 자문을 받은 외부 전문가 5명(교수 3인, 교사 2인) 역시 해당 선택지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문 의견을 검토한 평가원 이의심사실무위원회는 해당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결정, 소수의견을 재검토하는 2차 실무위원회 추가 소집 없이 즉시 이의심사위원회로 결론을 보냈고 그대로 확정됐다.

다만 평가원은 이번 모의평가 출제 과정에서 지구과학 분야 검토 자문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보강했음에도 잘못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해당 문항은 신설된 고난도 문항 검토단의 검토 역시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고난도 문항 선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출제진에서 예상 정답률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설명했다.

'빈칸 성적표' 사태 벌써 잊었나…수능 모의평가 또 오류


수능이 시행된 지난 1994학년도 이래 본 시험에서 출제오류는 2004학년도 언어(현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총 9차례 발생했고, 교육부는 지난 3월까지 네 차례 개선안을 내놓았던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능 모의평가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했던 적은 역대 총 8번이다. 이 중 5번이 6월, 3번이 9월 시험에서 나왔다. 5년 전 실시된 2018학년도 9월 모의평가 과학탐구 영역 '지구과학Ⅰ', 직업탐구 영역 '기초제도' 2건의 오류가 가장 최근 발생한 오류였다.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문항 오류가 발생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지난 3월 출제 및 이의심사제도 개선 방안의 적용 상황을 면밀히 분석, 출제 단계마다 학문적 엄밀성과 문항의 완성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평가원은 "하반기 코로나19 감염병 재유행 가능성 등을 감안해 관련 대책을 수립하는 등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문제나 정답에 이의신청이 제기된 문항은 국어 영역이 18개로 가장 많았다. 공통과목 16개,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각 1개씩이다.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 1개, 선택과목 '미적분' 1개 등 총 2개다. 영어 영역에서는 이의신청이 없었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생활과 윤리 4개 ▲세계사 1개 ▲정치와 법 1개 등 총 6개 문항, 과학탐구 영역은 오류가 확인된 지구과학Ⅱ 1개 문항을 비롯해 ▲물리학Ⅰ 1개 ▲화학Ⅰ 1개 ▲생명과학Ⅰ 1개 ▲지구과학Ⅰ 1개 등 총 5개 문항에 대해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정정된 정답과 이의신청에 대한 답변 내용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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