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억 유산' 탐욕에…장애인 동생 살해한 친형, 1심 징역 30년
동생에게 술 먹이고 하천으로 밀어 살해한 혐의
34억원대 유산 갈등 문제…형은 살해 혐의 부인
1심 "장애인 동생, 형 탐욕으로 고통스럽게 사망"
"적극적 범행 은폐 시도, 반성도 안해" 징역 30년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다한 소비·지출 등으로 경제적 문제 등이 발생하자 동생의 상속재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지적장애인 동생에게 마시지도 못하는 술과 수면제를 먹인 뒤 물에 빠뜨려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인 명의로 범행에 이용할 차량을 빌리고 약물을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자신의 알리바이 등에 관한 거짓진술을 부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 "지적장애로 인해 취약한 상황에 있던 피해자는 부모님의 사망 이후 믿고 따르던 피붙이인 형의 탐욕으로 인해 영문도 모른채 고통스럽게 사망했다"며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만 했다는 비합리적 변명으로 일관할 뿐 진심어린 반성이나 참회의 모습은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해 참회와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상당기간 돌봐온 점은 참작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주문 낭독 직후 A씨에게 "장기간 복역하게될텐데 부디 참회하는 시간을 보내고 동생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형을 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8일 오전 1시께 경기도 구리시 소재 하천변에서 술을 마신 동생 B씨를 물에 빠뜨려 죽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7년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약 34억원에 이르는 상속재산을 대부분 물려받았다고 한다. 이후 동생 B씨의 후견인은 상속재산분할·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와 함께 술을 탄 음료수를 마신 뒤 지인으로부터 사둔 수면제를 약이라고 속여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약을 먹은 B씨가 깊은 잠에 빠지자 A씨는 그를 물로 밀어 빠뜨려 살해한 것으로 수사기관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유산을 홀로 상속받기 위해 A씨가 B씨를 살해했다고 봤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2시50분께 동생이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강동대교 아래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하지만 경찰은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B씨 행방을 추적했는데 A씨 진술 등에서 수상한 점을 포착,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A씨는 동생과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한 시간에 실제로는 동생과 함께 차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발견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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