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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전쟁 개막②]이제 시작…서민 간식 넘어 TV·골프공 등 확전

등록 2022.09.04 07:00:00수정 2022.09.04 0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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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피자·탕수육…잇따른 '반값' 델리 출시 고객 몰이 대작전

소비자 폭발적 반응에 비식품 상품군까지 반값 상품 확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델리코너에 한 개 남은 반값 탕수육인 '한통가득 탕수육'이 진열되어 있다. 외식 물가 상승세 속에 대형마트 가격 파괴가 이어지면서 반값 탕수육이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한통가득 탕수육'을 출시하고 1일부터 7일까지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2천원 할인해 7800원에 판매한다. 2022.09.0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델리코너에 한 개 남은 반값 탕수육인 '한통가득 탕수육'이 진열되어 있다. 외식 물가 상승세 속에 대형마트 가격 파괴가 이어지면서 반값 탕수육이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한통가득 탕수육'을 출시하고 1일부터 7일까지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2천원 할인해 7800원에 판매한다. 2022.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반값' 상품을 앞세운 대형마트들의 즉석식품(델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과 맞물려 마트 델리 코너를 찾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미끼 상품 수준을 넘어 전체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델리 '반값전쟁' 점입가경

대형마트 '반값 전쟁'에 불을 지핀건 홈플러스다. 지난달 홈플러스가 내놓은 1마리 6990원 '당당치킨'은 돌풍을 일으켰다.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수준의 저렴한 치킨이 나오자,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서 구매하는 것)에 웃돈 판매 현상까지 빚어지며 사람들이 몰렸다.

이후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반값 치킨을 잇따라 출시했고, 치킨으로 불붙은 '반값 전쟁'은 피자로 이어졌다. 시중 가격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피자는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며 불티나게 팔렸다.

롯데마트는 기세를 몰아 이번엔 반값 탕수육을 선보이며 이슈 몰이에 나섰다.

롯데마트에서 출시한 '한통가득 탕수육'(9800원)'은 엘포인트 회원이라면 2000원 할인 혜택을 받아 7800원에 살 수 있다. 전국 탕수육 평균 가격(450~550g·1만5000원대)의 절반 정도인데도 국내산 돼지고기를 쓰고, 양(650g)도 훨씬 푸짐하다. 이 탕수육은 판매 개시 5분 만에 점포마다 물량이 동 나는 등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반값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건 원재료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바잉파워' 덕분이다. 기존보다 몇 배 이상 많은 물량을 사전 기획하고 매장에서 기존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직접 조리 판매해 추가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치킨의 경우 원재료 생닭을 대량 매입하고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작은 크기의 닭을 사용하면서, 곁들여 먹는 치킨무 등을 제공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했다.

반값 탕수육 역시 파트너사와 기존 물량의 3배 물량인 냉동 상태의 반조리 탕수육 30t을 대규모 초도 물량을 매입함으로써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탕수육 소스는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들이 전국 맛집을 돌아다니며 직접 개발했다.
[반값전쟁 개막②]이제 시작…서민 간식 넘어 TV·골프공 등 확전



서민 간식 넘어 골프공·TV가전 등으로 확전

대형마트의 반값 전쟁은 서민들의 간식을 넘어 가전제품, 건강기능식, 스포츠용품 등으로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골프공이다. 골프공은 소모품이어서 특히 골프 입문자의 경우 가성비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마트에서 출시한 노브랜드 골프공(24입)은 1만8800원으로 유명브랜드 골프공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 이마트는 인건비와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공장에서 제조하고 '직소싱' 방식을 활용해 중간 마진을 없앴다. 또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아 판매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이 골프공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몇 차례 사진을 올리며 홍보한 것이 마케팅의 전부지만,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브랜드 골프공(24입)은 최근 2개월간(7월~8월) 2500개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 골프공 매출에 비해 354.9%가 늘어난 수치다.

골프공과 함께 반값 상품으로 팔고 있는 골프장갑도 인기다. 노브랜드에서 9800원에 팔고 있는 양피장갑(2매입)은 가격이 일반 브랜드보다 반값 수준이지만 가죽의 품질과 디자인을 모두 갖췄다.

반값 전쟁은 급기야 TV 등 가전 제품으로까지 이어졌다.

TV의 경우 가격 부담이 큰 가전제품인 만큼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숙고를 필요로 하는 고관여 상품에 속한다.

이전까지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유명브랜드 상품이 각광 받았으나, 물가 상승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에서 자체 기획한 저렴한 TV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대란 등의 이유로 시중 판매되는 TV 가격은 20~30% 가량 오른 데 반해 대형마트에서 자체 기획한 PL상품은 유사 등급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마트는 안드로이드 TV 43인치를(노브랜드) 31만9000원, 55인치는(일렉트로맨) 54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전체 기획량의 절반인 3000여대가 팔렸다.

이마트가 저렴한 TV를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협력사와 수 개월 전부터 사전 기획을 통해 상품을 제작하고, 연간 물량을 대량으로 계약함으로써 제품 단가 자체를 낮춘 것에 있었다.

이에 따라 여타 브랜드에 비해 가능이나 품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TV 제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마트는 TV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반값 에어컨'도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여름(5월~8월) 이마트에서 에어컨을 구매한 고객 3명 중 1명은 일반 브랜드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인 '일렉트로맨 에어컨'을 선택해 총 4800여대 가량이 팔렸다.

이런 반값 상품들은 미끼 상품으로 작용해 다른 상품까지 구매를 일으키는 '분수효과'가 상당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펜데믹에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다시 오프라인으로 불러 모으는데 '반값' 상품들이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또 반값 상품을 구매하려고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식품, 생활용품 등 여러가지 제품까지 함께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 점포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 만큼 앞으로도 식품과 비식품을 가리지 않고 반값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값전쟁 개막②]이제 시작…서민 간식 넘어 TV·골프공 등 확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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