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월드컵 8강 오른 네번째 아프리카팀 위업
스페인에 승부차기 이기고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
카메룬·세네갈·가나 이어 네번째…아랍권 국가는 처음
[알라이얀=AP/뉴시스] 모로코 선수들이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에서 이기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2.12.07.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모로코가 역대 네 번째로 월드컵 8강에 오른 아프리카 팀이 됐다. 이와 함께 아랍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 동안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16강까지 올랐지만 서독(현재 독일)에 져 8강에 오르지 못했던 모로코는 무려 36년만에 월드컵 본선 16강 위업을 달성한데 이어 처음으로 8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월드컵 본선은 주로 유럽과 남미의 독무대로 여겨진다. 그만큼 8강에 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8강에 오른 비유럽, 비남미팀은 모로코까지 여덟 팀밖에 되지 않는다. 시계를 과거로 더 돌려봐도 아프리카, 아시아 팀이 8강에 오른 역사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토너먼트가 8강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르는 기록을 따지는 것은 1986년부터라고 봐야 한다.
여덟 팀 가운데 멕시코(1986), 미국(2002), 코스타리카(2014) 등 북중미 팀이 세 팀이다. 이들도 유럽과 남미 팀이 아니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미 팀들과 교류가 잦아 축구 강호로 분류된다. 북중미 세 팀을 제외하면 아프리카, 아시아 팀은 네 팀으로 줄어든다. 이 가운데 한국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쓰면서 유일하게 8강까지 올라봤던 아시아 팀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아프리카 팀이 8강에 오르는 것은 어렵다. 1990년 카메룬이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2002년 월드컵 본선에 처음으로 올랐던 세네갈이 조별리그에서 챔피언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더니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가나가 8강에 올라 사상 첫 아프리카 팀 4강에 도전했지만 우루과이의 벽에 막혔다.
또 모로코는 아랍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알제리가 도전했지만 당시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독일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모로코가 8강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의 힘으로 분석할 수 있다.
승부차기에서 2개의 선방을 해낸 골키퍼 야신 보노우는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의 골문을 지키고 있고 골잡이 하킴 지예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하고 있다.
수비 핵심인 아크라프 하키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 역시 프랑스 리그앙과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팀인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 모로코가 아프리카 팀으로 대이변을 일으켰지만 준비된 이변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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