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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했던 1208일…코로나로 얻은 것과 잃은 것

등록 2023.05.12 05:00:00수정 2023.05.12 05: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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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세계적 호평…글로벌 백신 허브 성과

질병청 승격, 외형적 확장…상병수당 제도화

사망자, 경제적 손실, '코로나 블루' 등 피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정부가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지난 11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선별진료소가 아닌 임시선별검사소는 운영이 중단된다. 2023.05.1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정부가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지난 11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선별진료소가 아닌 임시선별검사소는 운영이 중단된다. 2023.05.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우리나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날부터 비상대응 해제를 선언하기까지 무려 3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동안 'K방역'이라는 성과도 거뒀지만 다수의 사망자와 사회·경제적 피해도 발생하는 등 명암이 공존했다.

지난 11일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오는 6월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위기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기로 했다.

3단계로 구성해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었던 일상회복 로드맵은 1·2단계를 통합하고, 이르면 이달 중에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와 의원급 의료기관 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을 해제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년 넘는 코로나19 비상대응을 끝내고 일상으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날을 맞았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날로부터 정확히 1208일째 만에 비상대응을 끝낸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코로나19 대응 기간은 우리나라의 방역과 의료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검사·추적·치료' 등 3T 전략을 적극 활용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행 규모와 피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다.

드라이브 스루, 임시선별검사소 설치 등을 통한 적극적인 검사와 광범위한 역학조사, 생활치료센터를 활용한 격리 등은 그 당시 획기적인 전략으로 각광받았고 전 세계로부터 'K방역'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20년 5월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명하는 집행이사국이 됐고 코로나19 대응 전략 공유를 요청하는 해외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2년엔 WHO로부터 세계 유일의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사업 국가로 단독 지정 받았다.

[청주=뉴시스]추상철 기자 =지난 2020년 9월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0.09.11. scchoo@newsis.com

[청주=뉴시스]추상철 기자 =지난 2020년 9월1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0.09.11.  [email protected]

기존 질병관리본부에서 차관급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외형이 확장된 것도 성과 중 하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질병 관리를 위한 독립적이고 확장된 전담 조직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청'으로 격상됐고 조직도 기존 정원 907명에서 1476명으로 증가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충북 오송에 있는 청사를 방문해 정은경 전 질병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대다수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선 도입되지 않았던 상병수당(업무 외 질병·부상에 따른 치료기간의 소득보전)이 제도권 내로 들어온 것도 코로나19 유행 시기다.

코로나19 대확산을 통해 아프면 쉴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해 여러 사업 모델을 평가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도 상당하다.

전날 기준 3만4583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초기에는 병상이 부족해 입원 대기 중에 사망하거나 밀집·밀접·밀폐 등 '3밀' 환경인 감염 취약시설에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초에는 우리나라에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됐는데 기존 우세종인 '델타'보다 독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한 달에 8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다중이용시설에 집합금지나 이용 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하면서 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피해도 발생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1경6815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손실 규모는 추산 중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서는 2021년 1인 자영업자의 분기별 소득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이던 2019년에 비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 피해 규모를 67조원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6월 1일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 등 코로나19 방역대응역량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3.05.1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6월 1일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 등 코로나19 방역대응역량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3.05.11. [email protected]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전 사회적인 우울감 증가도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접촉·교류 감소와 고립 증가로 인한 현상인데, 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우울을 겪었다.

정부는 향후 다시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에 대비해 방역과 의료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경제적 피해 최소화, 지원 체계, 정신건강 회복 지원 등을 담은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감염병 재난이 남긴 상처와 교훈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겠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중장기계획에 근거해 촘촘한 감염병 정책과 감염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감염병 재난의 피해가 약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취약계층 보호와 재난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범정부적인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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