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발니 첫 언급해 "사망 애석…귀국 않는 조건으로 석방 동의"
"교정시설 사망은 미국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져"
"나발니 교환 동의했지만 급사해…그것이 인생"
"야권 시위 효과 없어…투표 독려 오히려 좋아"
[제네바=AP/뉴시스]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의 인권 침해, 정치적 탄압 및 반민주적 통치에 항의하는 평화적 시위가 열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분장한 한 남성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 회담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제네바에서 시위를 벌였다. 2021.06.16.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5선 집권을 공식화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급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처음 언급했다. 그는 나발니의 죽음이 애석하다면서도 생전 석방에 동의했었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BBC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선거 종료 뒤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나발니가 사망한 일은 애석하다. 교정 시설에서의 사망 사례는 또 있다. 이는 미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인사가 서방 국가의 교정 시설에 수감된 인물과 나발니를 교환하자는 생각을 내게 말했다"며 "나는 동의한다고 했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그를 교환하되 다시 러시아에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 머물게 한다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것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라는 인명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이다. 지난달 16일 나발니가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급사한 뒤 푸틴 대통령은 그를 직접 언급하기를 꺼렸다.
[베오그라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 여성이 "푸틴은 살인자"라고 젓힌 팻말을 들며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고 있다. 2024.02.17.
이전부터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를 향해 극도로 불편한 감정을 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크렘린궁 기록보관소를 인용한 WSJ는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는 극도로 싫어해 공개적으로 그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 왔다고 짚었다.
러시아에서는 투표 마지막 날인 같은 날 정오에 시위를 위해 투표소 앞에 운집한 행렬이 목격됐다. 이는 나발니와 사별한 배우자 율리야 나발나야가 제안한 항의 시위의 일환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 "특별히 인상 깊지는 않았다"면서 "누구에게 투표하든 그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권자에게 투표장에 나와 시민의 의무를 다하도록 한 점은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투표용지 훼손과 관련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AP에 따르면 독일 수도 베를린의 러시아대사관에서 투표한 나발나야는 예고한 대로 투표용지에 '나발니'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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