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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에 차르 즉위 마친 푸틴, 우크라전 어떻게 돌파할까

등록 2024.03.18 12:32:32수정 2024.03.18 15: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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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높은 투표율은 국익과 주권 향한 시민 참여"

우크라전 정당성 부여 받았다고 판단할 가능성 커

점령지 선거 강행은 이익 보장해야 협상 가능 의미

[쾰른=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로즈 먼데이' 퍼레이드를 앞두고 핵폭탄을 들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알리 하메네이 이란 대통령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공개되고 있다. 정치·사회 풍자로도 유명한 이 퍼레이드는 가톨릭 재의 수요일 직전 '참회의 월요일'인 12일에 열린다. 2024.02.07.

[쾰른=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로즈 먼데이' 퍼레이드를 앞두고 핵폭탄을 들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알리 하메네이 이란 대통령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공개되고 있다. 정치·사회 풍자로도 유명한 이 퍼레이드는 가톨릭 재의 수요일 직전 '참회의 월요일'인 12일에 열린다. 2024.02.07.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황리에 '21세기 차르(황제)'에 즉위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선거 승리를 주권과 국익의 수호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투표소가 문을 닫은 뒤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높은 투표율은)국가가 겪고 있는 사건 때문이다. (투표율은) 현 상황과 연결돼 있고, 말 그대로 손을 맞잡은 채 우리 시민과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고 본격적으로 조국 러시아의 주권적이고 안전한 발전을 위한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 결과는)평범한 국민이 이 점을 느끼고 자신에게 많은 것이 달려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높은 득표율과 투표율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도하는 자신을 향한 지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선언한 셈이다.

압도적 동의가 부여한 집권 정당성이 연장된 6년 임기 동안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스스로 가진 입장과는 무관하게 종신집권으로 향하는 문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전쟁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6선으로 향하는 이번 징검다리 대선에서 자신을 향한 민심이 강경하고 단호한 전쟁 의지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확인한 탓이다.

앞서 유럽의회 싱크탱크인 유럽의회조사처(EPRS)를 비롯해 푸틴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맡았던 정치분석가 아바스 갈랴모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모두 이번 선거 결과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내부의 호전적 여론과 애국주의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대선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 승리로 러시아는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3.18.

[모스크바=AP/뉴시스] 대선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 승리로 러시아는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3.18.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가 제안한 2024 파리 올림픽 동안 휴전과 관련해 "회담은 준비돼 있다"면서도 "최전선에서 러시아 측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측의 분명한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한 평화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한 셈이다.

점령지를 모두 내놓고 군사를 물린 뒤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우크라이나와 군사적 이익을 보장하는 토대 위에서 협상이 가능하다는 러시아의 '대화'는 당분간 평행선을 이룰 전망이다. 동시에 서로가 양보할 수 없는 평행선을 깨기 위해 군사적 대립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선을 불법으로 규정한 미국 백악관을 비롯해 영국, 독일, 폴란드 외무부 등은 모두 선거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서방에서 줄곧 점령지 선거를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러시아가 선거를 강행한 점이 휴전 가능성에 적신호를 켰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국제사회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관철한 셈이기 때문이다.

영국 외무부는 불법으로 강제 합병한 점령지에서 선거를 실시한 점을 들어 "러시아가 평화로 가는 길을 찾는 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영국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인도주의적,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17일 치러진 대선에서 5선에 성공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에 따르면 현재 98.02% 개표 수준에서 역대 최고치인 87.34%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임기를 6년 연장해 30년을 집권하게 됐다. 현행법상 한 번 더 도전이 가능해 6선까지 성공하면 2036년, 84세까지 사실상 종신 집권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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