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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다" 英 처칠이 질색한 초상화, 6월 경매 나온다

등록 2024.04.17 11:41:58수정 2024.04.17 13: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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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끔찍하고 악의적이다"

약 8억~13억에 낙찰될 것

[서울=뉴시스]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끔찍하고 악의적”이라며 너무 싫어해 지하실에 보관됐다가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진 초상화의 남은 습작이 오는 6월 경매에 부쳐진다고 16일(현지시각)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처칠과 그의 초상화. (사진=더타임스) 2024.4.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끔찍하고 악의적”이라며 너무 싫어해 지하실에 보관됐다가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진 초상화의 남은 습작이 오는 6월 경매에 부쳐진다고 16일(현지시각)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처칠과 그의 초상화. (사진=더타임스) 2024.4.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민 인턴 기자 =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끔찍하고 악의적”이라며 너무 싫어해 지하실에 보관됐다가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진 초상화의 남은 습작이 오는 6월 경매에 부쳐진다.

16일(현지시각)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화가 그레이엄 서덜랜드가 그린 처칠의 초상화 습작이 6월 6일 런던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다.

해당 작품은 50만~80만파운드(약 8억 6571만~13억 8513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관측됐다.

과거 영국 의회는 1954년 11월 처칠 총리의 팔순을 앞두고 당대의 유명 화가 서덜랜드에게 초상화를 의뢰했다. 처칠은 완성된 초상화를 보고 질색해 의회에서 열린 제막식에 불참할 뻔했다고 한다. 처칠은 자신을 노쇠하고 우울한 모습으로 그린 이 초상화를 가리켜 "현대미술의 놀라운 예"라고 비꼬듯이 말했던 바 있다.

결국 초상화는 처칠의 뜻대로 영국 의사당에 걸리지 못하고 그의 자택으로 옮겨져 지하실에 보관됐다. 이후 1년여 지나 부인 클레멘타인 여사의 지시에 따라 처칠의 개인 비서가 이 초상화를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서덜랜드는 이를 "반달리즘(문화예술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덜랜드는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아 처칠의 저택에서 몇 개월간 작업하는 동안 최종 작품을 위한 스케치와 유화 연습 작품을 여러 점 그렸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습작은 이들 중 하나다.

당시 처칠이 서덜랜드에게 자신을 천사처럼 그릴 것인지, 불도그처럼 그릴 것인지 묻자 서덜랜드는 처칠이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작업 중간에 작품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서덜랜드는 이를 잇달아 거절했고, 처칠은 나중에 완성작을 보고 "끔찍하고 악의적"이라고 분개했다. 자신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음모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경매에 부쳐진 습작은 서덜랜드가 미술상 앨프리드 헥트에게 준 것으로, 헥트가 소장했다가 현재 소유주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코츠월드 블레넘궁 내 처칠이 태어난 방에서 전시된 후 5월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소더비 뉴욕에서 일반 공개된다. 이후 소더비 런던에서 전시됐다가 경매에 오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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