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국인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무서운 경고
제주도 낮은 투자 이민 문턱 영향
외국인 투자 39건 중 30건 중국인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遊客)들이 31일 오후 제주 시내권 대표적인 관광지인 용두암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7년 '한한령(한류제한령)' 이후 6년5개월 만에 크루즈선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이들은 8시간 가량 제주에 머문 후 일본으로 향한다. 2023.08.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제주도가 '중국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는 대만 언론의 무서운 경고가 나왔다. 중국인이 많아지게 된 이유는 낮은 투자이민 문턱 탓이다.
19일(현지시각) 대만 자유시보는 '제주도, 중국 섬 되나?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 지난 2008년부터 무비자로 여행을 허용하게 되면서 중국인이 제주도에 다수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2008년부터 무비자로 30일간 제주도에 머물 수 있게 되면서, 중국인들에게 해외 여행지로 주목받게 됐다"며 "중국 자본도 대거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에는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특히 관광객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는 216만명의 중국인이 방문했다. 이 기간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87%에 해당하는 수치다.
매체는 중국인들의 대규모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라고 짚었다.
자유시보는 "제주도에는 테마파크, 카지노, 고층 호텔, 아파트 등을 건설하겠다는 토지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2019년 말 기준 중국인은 약 981만㎡(약 296만평)의 땅을 소유했다. 전체 외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땅의 43.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열풍은 한국의 낮은 투자 이민 문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 장기체류하기 위해 발급받는 F-2 비자는 약 5억원만 내면 발급이 가능하다. F-5(영주권) 비자는 15억원을 투자하면 받을 수 있다. 이는 최소 투자금이 14억 이상 드는 미국이나 호주 등 국가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매체는 "중국인들은 투자 이민을 통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한국인과 동일한 교육과 의료보험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며 "제도 시행 이후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불균형이 심각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이민제도를 통해 외국인이 제주 부동산에 투자한 39건 중 30건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2010년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던 해당 제도는 지난해 관광·휴양시설 투자 이민제도로 명칭이 변경됐다. 투자 기준 금액도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자유시보는 "한국은 2023년 뒤늦게 투자 이민자들의 투자액을 높이는 등 혼란을 수습하느라 바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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