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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후보들, "트럼프 상대할 사람은 나뿐" 강조

등록 2024.06.27 08:46:43수정 2024.06.27 09: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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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합의 깨고 경제 제재한 트럼프에 트라우마

트럼프 재선 기정사실화..바이든은 언급 안 해

[테헤란=AP/뉴시스]2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TV 스튜디오에서 이란 대선 후보들이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란 대선에서 핵합의를 깨고 경제 제재를 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선이 최대 화두다. 2024.06.27.

[테헤란=AP/뉴시스]2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TV 스튜디오에서 이란 대선 후보들이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란 대선에서 핵합의를 깨고 경제 제재를 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선이 최대 화두다. 2024.06.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한 뒤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6명의 후보 전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트럼프를 가장 잘 상대할 수 있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6명 후보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으며 미국 대선이 초박빙일 것임을 알리는 각종 여론 조사 결과도 언급하지 않는다. 트럼프 이름만 계속 거론할 뿐이다.

모스타파 푸르모함마디 후보는 최근 TV 연설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협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레자 자카니 이란 시장은 한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 공포”에 빠졌다고 비난하면서 자신만이 트럼프를 상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르모함마디 후보의 선거 포스터에는 그와 트럼프가 서로를 노려보는 장면이 그려져 있고 “트럼프와 정면 승부할 수 있는 후보”라는 글귀가 있다.

이란이 트럼프 복귀를 걱정하는 것은 트럼프가 이란과 핵합의를 전면 무효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해 이란의 석유 수출과 국제 금융 거래를 막았다. 이후 이란 경제는 화폐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대선에서 트럼프가 화두가 되는 현상은 이번 대선에서 대외 정책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6명 후보 모두 경제 회복을 위해 국제 사회와 관계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에는 지난 3월 트럼프 복귀에 대비하는 실무 그룹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존스 홉킨스 대 발리 나스르 교수는 “강경파 후보는 트럼프를 길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온건파와 개혁파 후보는 트럼프가 강경파에 더 강한 압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만이 미국과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대선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모함마드 바케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신의 없는 트럼프 같은 적을 상대할 때는 치밀해야 한다”며 핵합의를 복원하고 제재를 푸는 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대통령이 적기에 결단하지 못하면 “이란을 트럼프에 팔아넘기거나 이란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유권자들도 트럼프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대선 후보인 마수드 페제쉬키안의 한 측근은 후보의 트럼프 대응책을 묻는 유권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극보수파 후보인 사에드 잘릴리는 22일 유세에서 트럼프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 명령을 내린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 무모한 자여, 당신을 상대할 자는 우리다”라고 연설해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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