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화장실 썼는데 성범죄자 몰려"…분통 터뜨린 20대

헬스하다 남자 화장실 이용…다음날 경찰 출동

"죄인된 기분이고 떨린다, 뭐든 해야겠다 생각"

警 "증거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수사"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는 지난 25일 '설명이 미흡하여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억울한 남자 채널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군 전역을 한 2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남자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경찰 측에서는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27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억울한 남자' 채널에는 지난 25일부터 전날까지 총 4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채널을 개설한 남성 A(22)씨는 이달 23일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남자 화장실을 이용했고, 이튿날인 24일 '용변 보는 모습을 엿보고 갔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처음 만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건물 지하 1층에는 헬스장이, 지상 1층에는 남녀 화장실이 각각 위치해 있으며 남자 화장실을 이용할 당시 주변에서 '누군가 있구나' 하는 인기척만 느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무고당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가 이달 25일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그를 찾아온 경찰은 '여자 화장실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용변 보는 걸 엿보고 갔다' '폐쇄회로(CC)TV를 보니까 인상착의가 본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서 가서 진술을 들으려 한다' 등의 언급을 꺼냈다.

이후 자신의 신분, 연락처 등을 확인하고 향후 조사 절차를 예고한 뒤 경찰이 자리를 떴다고 A는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이냐 학생이냐' '몇 살이냐' 식의 반말도 오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건 접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경찰관들이 소속된 경찰서를 찾아간 상황도 녹취 파일로 공유했다.

A씨는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부재로 또 다른 직원으로부터 사건번호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 당시 '뭐 한 거 없다면서' '그런 적 없나'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 기다리시라' 등의 발언도 들었다.

이에 A씨는 영상을 통해 "내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아는데 괜히 죄인이 된 기분이고 떨린다"며 "최악의 경우 '빨간줄'이 그어지고 성범죄자 취급을 받을 거라 생각하니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겠다 싶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 영상을 만든 이유는 '떳떳하면 가만히 있어라' 이 한마디 때문"이라며 "너무 무책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하지도 않은 '느낌'으로 신고 한 번 넣으면 불특정 다수가 단번에 피의자 신분이 돼서 일상도 사라지고 정신도 피폐해지게 된다"고 했다.

또 추가 영상 등을 통해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과 진행 상황 등을 알리는 동시에, 거듭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사건을 '동탄 여자 화장실 침입자 낙인 사건'이라고 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신고자(여성)로부터 불상의 남성이 여자 화장실 용변 칸에 들어와 여성을 훔쳐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신고 처리 절차대로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만나 진술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며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신고 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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