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게 해줄까" 치킨집 갑질 공무원…'뒤늦게' 고발한 대구 중구청

[서울=뉴시스] 27일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논란이 일었던 구청 공무원 4명 중 2명이 경찰에 고발 조치됐다. (사진=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로부터 '갑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치킨집 업주가 가해 공무원 일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감사를 벌여온 중구청은 자체 징계는 미룬 채 피해 업주의 고소가 이뤄진 다음 날 이들을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27일 대구 중구청은 이틀 전 대구 중부경찰서에 공무원 2명을 협박 혐의로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구 감사팀은 관련자 진술과 치킨집 업주 A씨의 커뮤니티 글 등을 파악한 결과, 2명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피해 업주가 공무원들을 고소한 뒤 하루가 지나 고발 조치를 한 것은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피해 업주는 앞서 지난 24일 공무원 4명 중 2명에 대해 모욕·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냈고, 지난 26일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앞서 지난 1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가 중구청 직원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뉴시스] 27일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논란이 일었던 구청 공무원 4명 중 2명이 경찰에 고발 조치됐다. (사진=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A씨는 중구청 직원 B씨를 포함한 일행이 가게 바닥에 일부러 맥주를 붓고 아내에게 폭언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B씨 일행이 바닥에 맥주를 일부러 쏟은 뒤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며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혼부부인 저희에게 한 줄기 희망조차 안 보인다"며 "너무 속상하고 무서워서 하소연해본다"고 한탄했다.

이에 중구청장은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이 나오기 전날 중구청 직원들은 치킨집을 방문해 A씨 부부에게 사과했으나 부적절한 사과 태도로 재차 논란이 일었다.

이번 일로 A씨 부부는 치킨집 운영을 그만두기로 했다. A씨는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좀 그럴(생각날) 것 같다. 그 아저씨의 그 눈빛을 못 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