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헝가리 총리 러시아 방문 규탄…"EU 대표 자격 없다"
"EU 조약, 공동 외교 정책 노골적 위반"
[모스크바=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각) 러시아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왼쪽) 헝가리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유럽의회는 17일 오르반 총리의 방러를 유럽연합 조약과 공동 외교 정책에 대한 노골적 위반으로 규정했다. 2024.07.1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럽의회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유럽연합(EU) 조약과 공동 외교 정책에 대한 노골적 위반으로 규정했다.
17일(현지시각)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 유지 약속을 담은 결의안을 찬성 495대 반대 137로 통과시키면서 이같이 규탄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오르반 총리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성실한 협력 원칙을 포함한 EU 조약과 공동 외교 정책에 대한 노골적 위반으로 간주한다"면서, 오르반 총리는 EU를 대표할 자격이 없으며 EU의 공동 입장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또 "헝가리 총리의 소위 평화 사절단 방문 직후 러시아는 키이우 어린이 병원을 공격했다"며, 오르반 총리의 방러 사흘 뒤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공격을 언급했다.
오르반 총리의 주요 경쟁자 중 한 명인 마자르 페테르는 소속 '존경과 자유'당 의원들과 함께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마자르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략을 규탄하지만, 오르반의 잘못된 정책으로 헝가리를 처벌하는 건 지지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브뤼셀=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르반 빅토르 총리. 2024.07.17.
오르반 총리는 지난 5일 '평화 사절단'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조건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며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헝가리가 EU 이사회 7월 순회의장국을 맡은 지 며칠만으로, 오르반 총리가 자신이 EU를 대표한다고 제안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EU 순회 의장단은 EU를 대신해 러시아에 관여할 의무가 없다"며 "러시아는 침략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를 점에서 유럽 이사회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없이 어떤 논의도 이뤄질 수 없다"고 규탄했다.
EU 국가들은 헝가리가 의장국으로서 주최하는 비공식 장관급 회의를 보이콧하며 보복에 나섰다. 유럽위원회는 고위 관료들에게 유사 회의에 불참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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