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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공백' 6개월…PA간호사로 메우고 필수의료 수가 높인다

등록 2024.08.25 11:00:00수정 2024.08.25 11: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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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이르면 이번주 1차 의료개혁안 발표

하반기 수련 모집 결과 전공의 125명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중증 비중 39→60%

전공의 비중 20%로…전문의·PA 간호사 중심

경증환자 상급종합·응급실 이용시 부담 상향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8.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8.2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6개월이 된 가운데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1차 의료 개혁안을 발표한다.

전공의 빈자리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숙련된 인력으로 메우고 필수의료 수가를 대폭 인상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경증 환자 비중을 낮추고 중증·응급환자 비중을 높이는 등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을 꾀하고 전공의들의 수련을 대폭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1차 의료 개혁안을 발표한다. 올해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복귀가 사실상 물 건너가자, 의료시스템 전반을 손질해 진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도다.

실제 정부가 지난 16일까지 전공의 하반기 수련을 모집한 결과 총 125명이 지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까지 사직 전공의 중 하반기 수련에 참여할 전공의 7645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겨우 104명만 지원했다. 이후 정부가 추가 모집을 진행했으나 이때도 21명 지원에 그쳤다. 최종 지원율이 1.64%에 불과한 것이다.

지난 2월19일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빅5 병원' 전공의 중심으로 현장을 이탈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왜곡된 의료 이용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3년 간 시행한다. 건강보험과 국고 재정 총 9조원을 투입해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에게 의존하지 않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더라도 충분히 보상을 해주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39%인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율을 3년 안에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 가운데 1500병상 이상을 보유한 대형병원의 경우 서울은 15%, 경기·인천은 10%, 비수도권은 5%의 병상을 각각 감축해야 한다.

40%에 달하던 전공의 의존도는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출 예정이다. 전공의의 빈 자리는 대신 전문의와 PA 간호사 등 숙련된 인력이 채우게 된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생활관이 텅 비어 있다. 2024.08.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생활관이 텅 비어 있다.  2024.08.16. [email protected]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도 도입한다. 충수돌기 절제술, 담낭 절제술, 탈장 교정술 등 중증도가 낮은 질환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술기를 배우기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종합병원 이하 의료기관에서도 일정 기간 수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실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유정민 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은 "지금 있는 전문의와 진료지원 간호사의 업무 재설계를 통해 추가로 더 인력을 확충하는 부담을 덜고자 한다"며 "지금은 전공의 공백이 있더라도 현재 인력 구조를 활용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가 보상 체계도 강화한다. 현재 정부는 약 9800개 의료행위에 대해 수가를 매기고 있는데 이 중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의 보상 수준은 낮은 편이다. 고난도 수술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검사를 많이 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중증수술로 보상 수준이 낮은 1000여개를 선별해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공공정책 수가'를 중증, 고난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과 휴일, 소아와 분만, 취약지라는 우선순위에 따라 지원한다.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내 1~2차 병원 간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은 10개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는 1~2차 병원으로 가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를 전담하는 방안이다.

경증이나 비응급 환자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는 경우 현재 50~60%인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90%까지 상향한다. 경증 환자가 2차 병원 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경우에도 진료비 본인 부담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은 지난 2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의들이 다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핵심인 PA 간호사가 법제화될 경우 '정권 퇴진 운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도 의료개혁에 관심이 많고 의료개혁특위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제안하고 싶은 게 많은 것으로 안다"며 "장외에서 투쟁하지 말고 의료개혁특위 논의에 장에 들어와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7.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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