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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가죽 벗겨"…악어가죽 가방 탄생 이렇게

등록 2024.09.02 13:12:00수정 2024.09.02 18: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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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연합, 강남 명품 매장 앞에서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이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악어 가죽 제품 생산 및 사육 농장 운영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4.08.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이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악어 가죽 제품 생산 및 사육 농장 운영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4.08.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알려진 명품 회사의 악어가죽 가방이 잔인한 도축 방식으로 만들어졌단 지적이 제기됐다.

8월30일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서울 강남구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악어 학살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악어는 지각력을 가진 야생 동물이며, 야생의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악어는 인간의 핸드백을 위해 포로로 잡혀 죽지 않을 충분한 이유를 가진 존재들"이라고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여러 차례 잠입 조사와 내부 고발자들의 폭로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고급스러운 명품 이미지와는 달리 동물 가죽 핸드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말 그대로 잔인하고 악랄하다"며 "입이 테이프로 감기고, 두 손과 두 발을 뒤로 묶인 채 운반된다. 살아있는 악어의 코를 잡아 누른 후, 머리 뒤통수 부분을 자르고 생가죽을 벗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악어가죽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어 3~4마리의 가죽이 사용되며, 재킷에는 악어 6마리의 가죽이 필요하다"며 "최상의 가죽을 얻기 위해 피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는 작은 감금 틀 안에서 사육된다. 도살 직전까지 자연에서의 본성들을 모두 박탈당한 채 황량하고 더러운 사육 환경을 견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살 직전 전기 볼트 건을 머리에 쏜 후 척추의 척수를 절단하고, 뇌를 쇠꼬챙이나 칼 등으로 쑤셔 잔혹하게 살해하는데, 여전히 의식이 선명하게 남아 장시간 신체의 일부가 움직이는 모습이 내부 고발자들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고 전했다.

동물 가족의 유해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단체는 "악어 같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는 경우, 인수공통감염병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가죽 공정 과정에서 수많은 해로운 화학 물질들로 인해 환경을 파괴한다"고 했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이들은 "작업 환경 내의 노동자들이 유해 물질들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음은 물론,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핸드백의 원가가 고작 140만원"이라 지적했다.

6월22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에르메스 대표 상품 중 하나인 기본 버킨백25는 매장에서 1만 1400달러(약 1500만원)에 판매되는데, 이 가방의 원가는 1000달러(약 13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미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인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이미지 전환을 위해 동물 가죽을 이용한 상품 생산의 중단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며 "에르메스가 극악무도하고 끔찍한 동물 학살을 즉각 멈출 것을 촉구한다. 무고한 악어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고 살육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르메스가 인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으로의 전향을 기대한다"며 "모든 악어 농장 경영을 멈출 때까지 전 세계 동물운동가들과 함께 시위 및 기자회견을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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