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조사 중 토사붕괴 사망…연구소 관계자 2명 송치

7월 구좌읍서 60대女 인부 매몰…나흘 만에 숨져

장맛비에 약해진 지반…흙막이 등 안전시설 부재

[제주=뉴시스] 7월2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에서 매장 문화재 표본 조사 중 토사가 붕괴돼 2명이 매몰, 소방당국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소방본부 제공) 2024.07.02.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 문화재 조사 현장에서 토사 붕괴로 작업자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책임자들을 검찰에 넘겼다.

제주경찰청은 A연구소 관계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월2일 오후 1시25분께 제주시 구좌읍 소재 문화재 표본 조사 현장에서 토사가 붕괴해 인부 B(60대·여)씨와 C(70대)씨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포크레인이 약 1.5m 깊이 구덩이를 팠고 그 안에 있던 인부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흘러내린 토사가 이들을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전날까지 구좌읍에서는 시간당 30~40㎜의 굵은 장맛비가 내리는 등 100㎜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연일 내린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면서 토사가 붕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나흘 뒤 숨졌다. C씨는 자력으로 탈출했다.

경찰은 당시 안전 책임자들이 흙막이, 지주목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지난 10일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별개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산하 제주산재예방팀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해당 문화재 조사는 제주시의 '상도공원 공원조성 계획결정(변경) 및 실시설계 용역'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달 19일부터 A연구소가 관련 발주를 받아 진행했다.

2013년도 이 곳을 대상으로 실시된 지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토기 등이 출토되면서 매장 문화재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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