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성인 자녀에게 유언 내용 미리 설명해야"
추수감사절 맞아 가족 재단에 주식 증여 발표하며 강조
"상속 이유 납득하게 하고 책임도 분명히 알게 해야"
전문가 의견 찬반 갈려…"모두가 버핏처럼 화목하진 않아"
[네바다=AP/뉴시스]세계 10대 부호에서 빠진 적이 없는 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그가 가족재단에 주식을 증여하며 상속을 결정하기전 자녀들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2024.11.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워런 버핏 미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이번 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당신은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에 자녀들이 유언장을 읽어보도록 해야 한다. 자녀들이 상속을 결정한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당신이 사망한 뒤 지게 될 책임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각)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쓴 이 내용이 버크셔 주식을 가족 재단에 기증한 것을 발표하는 편지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부유한 사람이 사망하기 전 가족들이 유언장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층 가까워지는 것을 많이 봤다면서 “사후에 유언을 알게 된 가족들이 화를 내면서 사이가 멀어지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자산 관리 전문가들도 버핏의 지적에 동의한다. 국립 자산 계획 및 협의 협회장 당선자인 로런스 매클린은 후손들과 솔직하게 논의해야 분노와 질시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갈등을 피하기 위해 유언장 공개를 늦추는 경우가 있지만 그보다는 최대한 빨리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그는 “한 두 세대 전까지만 해도 유언장에 대해 사전 논의하는 것은 금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자산관리협회장인 존 미드겟 변호사는 상속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보다 자산 분배와 상속인 보살피는 일의 책임을 누가 맡게 될지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에 대해 직접 논의할 경우 “‘아빠는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돈이 많은데 왜 미리 주지 않지?’라거나 ‘며느리나 사위가가 아들이나 딸에게 아빠한데 돈을 달라고 조르라고 꼬드기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물에 대해 알려주기보다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지도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가족들이 안심하게 되고 상속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드겟 회장은 부모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한 성인 자녀들에게 사전에 재산 분배 계획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속에 대해 사전에 설명할 것을 강조한 버핏의 철학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노인자산관리 전문 변호사인 마이클 에팅어는 사전에 상속에 대해 논의할 경우 감정이 상해 가족 관계가 파탄 날 우려가 있으며 자녀가 부모의 상속 결정권을 거부하도록 만들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에텅어 변호사는 “버핏은 가족들 사이가 좋지만 다른 가족들도 모두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의 동생에게는 상속하지 않겠다고 미리 말하면서 수십 년 동안 동생과 불화를 겪었다고 소개하고 사전 공개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개인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유언이나 신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자녀들에게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이해하도록 설명하면 의문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항상 ‘우리는 너희를 똑같이 사랑한다. 그렇지만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러저러하다’라고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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