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상에 좋은 것이 존재하는 것은 사랑이 증오보다 우세하기 때문”
아태 4개국 순방 마지막 싱가포르 국립경기장 5만 명 미사 강연
“싱가포르의 모든 작품 뒤에는 사랑이야기가 있다”
[싱가포르=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이웃 베트남 등에서 온 신자까지 포함해 5만 명 가량이 참석했다. 2024.09.1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싱가포르의 발전과 아름다운 건물을 칭찬하면서도 “싱가포르의 모든 작품 뒤에는 사랑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4개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교황은 이날 오후 국립경기장에서 가진 대규모 군중 집회 미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포대기에 싸인 유아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약 5만 명의 군중이 운집해 교황을 환영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가 13일 보도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 강론에서 “싱가포르의 가톨릭 교회가 활기차고 성장하고 있으며 다른 종교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아름다움에 대해 언급하며 “싱가포르의 인상적인 건물에서 우리가 실제로 발견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긍정적인 흔적을 남기는 다른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그것이 주로 돈, 기술 또는 심지어 공학적 능력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발견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싱가포르의 모든 작품 뒤에는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때때로 우리 프로젝트의 위대함과 웅장함은 우리가 이를 잊게 만들고 있지만 사랑 없이는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사랑이 없다면 삶도 없고, 추진력도 없고, 행동할 이유도 없고, 쌓을 힘도 없다”
교황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지속되는 좋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많은 상황에서 사랑이 증오보다, 연대가 무관심보다, 관대함이 이기심보다 우세했기 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 11월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한 말을 인용하며 “사랑은 인종, 신앙 또는 그 밖의 다른 점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을 특징으로 한다”고 상기시켰다.
[싱가포르=AP/뉴시스] 12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이 경기장 밖에서 휴대폰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강연을 듣고 있다. 2024.09.13.
강연에 앞서 교황은 오후 4시 30분경 경기장으로 차를 타고 들어와 30분 가량 운동장을 돌면서 아이들을 축복하는 등 신자들과 직접 만났다.
이날 경기장에는 약 300명의 이주 노동자를 위한 좌석 구역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었다고 스트레이트타임즈는 전했다. 미얀마 출신의 가톨릭 가정부 엘리자베스(28)는 얼굴에 ‘사랑해요 교황’ 스티커를 붙였다.
교황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금융 강국 중 하나로 만드는 데 기여한 이주 노동자에게 정당한 평가와 공정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장 밖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입장권이 없어 들어가지 못해 모바일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미사를 지켜봤다.
교황은 앞서 2일 로마를 출발해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을 순방했다.
그의 이번 12일 간의 일정은 2013년 교황 취임 이후 가장 긴 여정이다. 그는 13일 아시아 태평양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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