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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헌 문자박물관장 “세계적 문자…한류 콘텐츠 목표”[인터뷰]

등록 2024.09.19 10:55:04수정 2024.09.19 11: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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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계문자박물관, 내달 8일부터 ‘동서 디반 박물관 국제 페스티벌’

페스티벌 부제, ‘문자로드, 동서양의 인류 역사가 통하는 길’로 설정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과학·첨단기술·예술이 융합된 박물관 될 것”

[인천=뉴시스]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장. (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4.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장. (사진=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2024.09.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내달 8일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이를 기념해 내달 8일부터 10월31일까지 ‘동서 디반(Divan) 박물관 국제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매력을 느낄만한 특별한 행사다.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한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세계적인 문자 관련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박물관의 국제적 팬덤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개관 이후 약 11개월 만인 지난 5월18일 기준 누적 관람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에만 68만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다녀갔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관람객 100만명 돌파도 기대된다.

김성헌 관장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관람객 유치를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국인 관람객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헌 관장은 19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 동안 과학과 기술이 발전했고,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도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예술·문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며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기보다, 관람객의 오감을 통해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전시기법에 과학과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과학과 첨단기술, 예술이 융합된 박물관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김성헌 관장과 나눈 일문일답

-박물관이 지향하는 가치는.

“박물관은 태생적으로 글로벌 지향적인 박물관이다. 세계의 다양한 문자와 문화를 만나고 인류·역사와 소통하는 세계 문자의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매력을 느낄만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페스티벌 행사명이 ‘동서 디반 박물관 국제 페스티벌’이다.

“‘디반(Divan)’이란 ‘등이나 팔걸이가 없는 긴 의자’를 뜻하는 단어다. 괴테의 ‘서동시집’에서 빌린 말이다. 이 말은 아랍어나 튀르키예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동서양이 구분 없이 사이좋게 긴 의자에 앉아서 축제를 열자는 뜻을 담았다. 서동시집이 괴테의 빼어난 문학적 성취로 인정받았던 이유가 동방의 문화를 개방적이고 우호적으로 받아들여 동서양 문화의 이상적 조화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번 페스티벌 부제는 ‘문자로드, 동서양의 인류 역사가 통하는 길’이다.

“동서양 문화의 이상적 조화를 꿈꿨던 괴테의 철학처럼, 이번 페스티벌이 ‘문자’를 매개로 동서양의 화합과 교류의 길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물관의 운영 방향은.

“S.A.T.로 설명할 수 있다. ‘S.A.T.’는 ‘과학(Science), 예술(Art), 첨단기술(Technology)’의 약자다. 우리 박물관은 과학과 첨단기술, 예술이 융합된 박물관으로 나가고자 한다. S.A.T는 시대의 흐름과 우리 박물관에 맞는 전략과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는 이 시대의 박물관이 되어야 하고, 이 시대의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의 박물관은 관람객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중요시한다.”

- 최근 진행한 박물관 환경개선으로 어떤 게 바뀌었나?

“페스티벌이 개막하는 10월8일은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의 모습을 관람객들에 처음 공개하는 날이다. 출입구와 로비에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작품이 세워지고, 상설 전시장 일부도 개편돼 박물관 곳곳의 전시물, 설치물에 ‘S.A.T.’를 녹일 것이다. 문자 유물 중 가장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는 ‘로제타스톤’이 국내의 최첨단 기술로 원본에 가깝게 복제돼 전시되고, 훈민정음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이야기도 추가된다.”

-페스티벌에서 무엇을 볼 수 있나.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전시, 연구, 교육, 문화행사 등 우리 박물관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프랑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과의 교류전인 ▲기획특별전 ‘올랭피아 오딧세이: 문자와 여성, 총체적 예술의 거리에 서다’ ▲우리 박물관의 전시와 교육과정 설계, 대표유물에 대한 분석을 학예사들이 발표하는 큐레이터포럼 ▲알파벳의 기원과 문자 발전 과정에 관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기획특별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달라

“이번 기획특별전의 제목은 ‘올랭피아 오딧세이: 문자와 여성, 총체적 예술의 거리에 서다’이다. 이번 전시는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과의 교류전이지만, 같은 전시는 아니다. ‘문자와 여성’이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두 박물관이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

“샹폴리옹 측에서는 문자보다는 ‘여성’에 방점을 둬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로 풀었다면, 우리 박물관에서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맞선 싸운 ‘인간의 자유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적 측면에서는 음악과 색채를 융합한 총체적 예술로 표현하려 한 것도 큰 차이다. 페스티벌 기간 중 같은 주제인 두 전시가 어떻게 다르게 연출됐는지, 박물관장들이 직접 설명하는 설명회도 준비했는데, 꽤 흥미로운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축제의 핵심 타깃이 20~30대의 외국인이라고 들었다.

“우리 박물관은 ‘세계 문자’를 주제로 한 태생적으로 글로벌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박물관이다. 국내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외국인이 박물관을 찾아 만족하게 되면, 이들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자연스럽게 해외에 홍보하게 되는 파급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인가?

“언어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전시, 공연, 문화행사 등 이번 페스티벌 동안 진행될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는 설명적 요소를 최소화했다. 작품이나 공연을 세세히 설명해 이해시키려 하기보다 관람객 스스로 새로운 감성이나 사고(思考)를 창출하기를 바랐다.”

-‘설명적 요소를 최소화한 것’과 ‘언어 장벽을 낮추는 것’이 어떤 연관이 있나?

“설명적 요소가 적으면 언어적 벽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거나,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감상하는데 외국어 능력이 아무 방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여러 미디어아트 작품과 전시, 그리고 문화공연을 통해 새로운 지적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페스티벌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얻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박물관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알리고 싶다. 우리 박물관은 박물관의 건축미와 함께 디지털 기술과 문자가 접목된 콘텐츠를 체험하는 박물관으로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박물관의 인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기본이 돼야 한다. 세계적인 문자 관련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국제적 팬덤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번 페스티벌이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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