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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비(非)시아파 주민 공습, 종파간 갈등으로 내전 유발 의도”

등록 2024.10.20 02:13:42수정 2024.10.20 0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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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 미국과 레바논의 전문가 분석 소개

“이스라엘 공습 표적이 될 수 있는 이웃 기피, 공포감 유발”

[비냐미나=신화/뉴시스]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에서 발생한 헤즈볼라 드론 공격 현장 인근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몰려 있다. 2024.10.20.

[비냐미나=신화/뉴시스]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에서 발생한 헤즈볼라 드론 공격 현장 인근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몰려 있다. 2024.10.20.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공습이 헤즈볼라와 다른 집단간 불화를 조성해 내란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알자지라는 19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해 레바논 전역에 공포와 불안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4일 레바논 북부 아이투 마을을 공습해 22명을 사망한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곳은 기독교도가 주로 거주하는 마을이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레바논 전문가인 마이클 영은 “이스라엘의 공습 동기를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그들은 시아파 공동체를 완전히 고립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에서 각 종교 공동체는 비교적 분리된 지역에서 살고 있다. 과거 폭력적 갈등이 종파적 폭력으로 변질된 것과 관련이 있다.

레바논은 15년(1975~1990)간 다양한 집단이 서로 얽혀 내전을 치른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갈등에도 휘말려 들어갔다.

이스라엘이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이면서 아이투를 공격한 데는 종파 간 폭력을 촉발하려는 사악한 동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마이클 영은 알자지라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통제하지 않는 지역 사람들을 공격하면 이 지역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공격할까봐 두려워서 시아파를 받아들이기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전문가이자 카네기 중동센터 소장인 마하 야히야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의 여러 지역을 계속해서 파괴할 수 있다는 전망은 심리적 전쟁의 명확한 형태”라고 말했다.

야히야는 “이것은 헤즈볼라와 나아가 시아파 커뮤니티에 보내는 메시지로 ‘우리는 당신들이 어디에 있든 잡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종파적 긴장을 악화시키고, 자신들이 모르는 이웃을 두려워하고 이스라엘이 그들을 표적으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더 광범위한 레바논 국민들 사이에 거의 공황상태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정치 평론가인 오리 골드버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누가 거기에 있든 군사적 위치로 간주되는 모든 것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티예가 한 예로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으로 폭격하여 사실상 황무지로 만든 남부 레바논의 지방 도시다. 지난 16일 이스라엘 공습이 나바티예의 시청을 강타해 시장 등 16명이 사망했다.

베이루트 세인트 조셉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인 카림 에밀리 비타르는 “이스라엘이 공격하는 남부 레바논 이외의 지역은 군사적 또는 전략적 중요성이 전혀 없다”며 “레바논에서 내전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은 기독교인에게 시아파 난민을 환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타르 교수는 “이스라엘이 이런 길을 계속 가면 레바논내의 단층선이 더 깊어질 수 있다”며 “사람들은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조만간 심각한 사건과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베이루트의 기독교 거주 지역에서 방문객을 감시하고 종종 신원 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카네기 센터의 야히야에 따르면 많은 경우 이주민들은 이사가 금지되거나 최근 이사한 지역에서 강제로 퇴거당하기도 했다.

비타르 교수는 “다양한 지역 사회의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이웃에 대해 점점 더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주민을 거부하도록 해 종파적 갈등의 불길을 조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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