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자국내 이란 영사관 3곳 모두 폐쇄…이란의 독일인 처형 반발
[테헤란=AP/뉴시스]사진은 이란계 독일인이자 미국 거주자인 잠시드 샤르마흐드가 2022년 2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모습. 이란 사법부는 지난해 4월 자국 내 테러를 주도한 혐의로 이란·독일 이중국적자인 샤르마흐드에 대한 사형을 확정했다. 2024.11.01.
이란·독일 이중국적자로 미국에서 거주하던 샤르마흐드는 2020년 두바이에서 이란 보안군에 납치됐다. 이란 사법당국은 69세의 샤르마흐드가 지난달 28일 테러 혐의로 이란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이날 발표한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뮌헨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으로 이란은 베를린에 대사관만 남게 됐다.
독일 외무부는 이미 지난달 29일 이란의 대리대사를 초치해 샤르마흐드에 대한 처형에 항의했으며, 마르쿠스 포첼 이란 주재 독일대사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사형 집행에 대해 항의한 후 본국과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귀국했다.
샤르마흐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란이 독일을 포함한 세계 강대국들과의 2015년 핵 협정이 파기된 후 이를 비난하면서 해외에서 활동하다가 납치된 이란 반체제 인사 중 한 명이었다.
이란은 미 캘리포니아주 글렌도라에 거주하는 샤르마흐드가 2008년 모스크를 공격해 여성 5명과 어린이 1명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을 다치게 했으며, 미국에 근거지를 둔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인 이란왕조단(KAI)과 톤다르 무장 세력을 통해 다른 공격을 계획했다고 비난했다. 톤다르는 이란어로 벼락이라는 뜻으로 이슬람혁명 이전의 왕조 재건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이란은 또 샤르마흐드가 2017년 한 TV프로그램에서 이란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기지에 대한 기밀 정보를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독일의 힝의에 반발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X(구 트위터)에 "독일 여권은 테러범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에게도 처벌 면죄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비난했고 "당신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에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은 이스라엘의 확고한 동맹국으로, 가자지구와 레바논 전쟁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독일 정부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외교적 도구인 영사관 폐쇄는 베어보크 외무장관이 "이미 최악의 상태 이상"이라고 언급할 만큼 양국 간 외교 관계의 격하를 알리는 신호라고 AP가 지적했다.
지난해에 독일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독일 대사관과 관련 기관의 직원 수에 제한을 두자, 이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러시아 정부에 독일 주재 5개 영사관 중 4개를 폐쇄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란에 독일 시민의 처형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중순에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으며, 이란혁명수비대를 EU의 테러 조직 목록에 올리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 시민의 처형은 이란과 유럽 연합 간의 관계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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