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야당, 두번 폐기된 위헌성 특검법 또 강행…거부권 행사 조장"(종합)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
"무제한 비토·수사 중 특검…본질 변화없어"
"'힘 모아 민생 살리라'는 국민께 도리 아냐"
"윤정부, 2900건 규제개선해 148조원 효과"
"김장무 가격, 동절기 난방비 등 물가 안정"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26일 "위헌성이 다분해 두 차례나 국회에서 폐기된 특검법안을 야당이 또다시 강행처리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총리 주재로 열린 제50회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한 총리는 일부 수정을 거쳐 세 번째로 국회를 통과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으나, 야당이 무제한으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 폐기된 특검법안보다 수사 대상을 일부 축소했다고는 하나, 검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함으로써 특검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을 훼손한다는 본질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헌법과 충돌하는 특검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이를 조장해 국정에 부담을 주기 위한 의도라면,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어려운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들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이 입법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헌법수호 의무가 있는 대통령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법안을 공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곧바로 재의요구안에 재가할 경우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재표결 시점을 내달 초순으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총리는 202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제정책평가에서 한국이 3개 분야 중 2개 분야 1위에 오른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가 펼쳐온 경제정책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는 규제혁신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성과 창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현재까지 총 2900여 건의 규제개선을 완료했으며 약 148조원의 투자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부처는 현장의 간절한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며 국민과 기업을 옥죄는 실효성 없는 규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은 규제는 더 과감하고 더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조만간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열고 토지 이용 관련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겨울철 물가 안정도 강조했다. 그는 "가을 배추 출하가 본격화되고 정부와 유통사 할인 지원 등이 이어지며 배추, 마늘, 고춧가루 등 대부분의 김장재료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다만 무 가격은 여전히 평년보다 높아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등 물가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고, 날씨가 추워지며 난방비 등 국민 생활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동절기 서민 물가 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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