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연말특수"…백화점株 살아날까
소비침체로 올 초 이후 백화점주 부진
금리 부담 줄고 원화 절하로 수혜 관측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2023.12.25. [email protected]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 달 28일 이후 이틀간 현대백화점 주가는 5.7%나 상승했다. 신세계와 롯데쇼핑도 각각 1.7%, 1.96%나 올랐다. 다만 이날 백화점 3사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하했다.
소비 침체 여파로 백화점 관련주는 연초부터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월2일 5만1000원대에서 지난 달 29일 4만6350원(종가 기준)으로 9.1%나 떨어졌다. 신세계도 올 초 최고 19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주가는 13만원대로 내려왔다. 롯데쇼핑은 연초 8만원대에서 5만6000원대로 하락했다.
증권가는 소비여력을 위축했던 금리 부담이 줄면서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인 백화점 종목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크리스마스와 연말 소비 시즌의 대표적인 쇼핑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오면서 내수 소비가 살아나고, 외국 통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를 제약해왔던 물가와 금리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했으며 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라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면서 "내년 내수 소비의 방향성은 우상향을 그릴 가능성이 크고 올해 기저가 낮다는 점도 소비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 백화점이 외국인 매출 기여로 수혜를 봤던 것처럼 국내 백화점도 '원저'의 수혜를 볼 수 있는 환경이다. 주요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우상향 중인데, 원저의 영향으로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 질 수 있다"며 "백화점을 유통업종 중 최선호 업태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3사의 밸류에이션은 내수 소비 부진 우려, 면세점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 재무구조 악화 우려 등으로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지난 2012년 하반기에도 첫 금리 인하 이후 인하 속도가 빨라지면서 백화점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선제적으로 반등한 경험이 있다. 3사의 밸류에이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트럼프 리스크와 고물가, 경기 둔 우려 등으로 국내 백화점주가 '산타랠리(연말 장 종료 전부터 이듬해 연초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00.7로, 10월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상황과 11월 이상기온에 따른 계절성 상품 판매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주요 유통업체 매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식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백화점 채널은 의류부진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소비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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