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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 나선 하림·쌍방울…통 큰 배팅 나올까(종합)

등록 2021.06.08 15: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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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 후 정상화까지 5000억 수준의 금액 투입 예상

쌍방울, 새 먹거리로 항공 사업 낙점…계열사와 시너지 극대화 계획

하림, FI 확보시 공격적인 입찰 가능…물류 삼각편대 완성할 지 주목

이스타항공 인수 나선 하림·쌍방울…통 큰 배팅 나올까(종합)

[서울=뉴시스] 김동현 이종희 기자 =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 등이 참여한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통 큰 배팅을 진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인수가를 최소 15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기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이상의 금액이 투입돼야 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마감된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LOI) 접수에는 쌍방울그룹 광림, 하림그룹 팬오션,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가격 이상으로 써내면 인수할 수 있다. 본입찰이 무산돼도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있어 매각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더 많은 입찰 금액을 써내는 기업이 유리하다.

이스타항공은 입찰 금액의 규모, 자금 투자의 방식, 자금 조달 증빙 등의 항목을 평가해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입찰 금액은 평가 항목 중 가장 배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LOI를 제출한 인수의향자를 대상으로 지난 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했다. 오는 14일 인수에 참여한 기업을 통해 매각 금액이 적힌 입찰서류를 받고 본입찰에 들어간다.

◇쌍방울, 새 먹거리로 항공 사업 낙점…계열사와 시너지 극대화 계획

이스타항공 인수 나선 하림·쌍방울…통 큰 배팅 나올까(종합)


쌍방울그룹은 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작하는 계열사 광림을 필두로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쌍방울그룹은 신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주력인 속옷 사업의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약 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본업이 아닌 방역마스크 제조 사업에 뛰어들면서 얻은 결과였다.

쌍방울그룹은 새 먹거리로 항공 사업을 낙점하고 이스타항공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이 중국 지역에 가장 많은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공항을 운항할 수 있는 슬롯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계열사의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우선, 쌍방울과 비비안은 이스타항공을 연계해 중국 속옷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및 매니지먼트 사업, 음원사업 등을 활용해 'K-컨텐츠 항공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4년간 이스타항공 대표를 지낸 항공전문경영인이다.

김 위원장은 이스타항공 대표 재직 시절 만년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임금체불, 복직 등 노사갈등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이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림, FI 확보시 공격적인 입찰 가능…물류 삼각편대 완성할 지 주목

이스타항공 인수 나선 하림·쌍방울…통 큰 배팅 나올까(종합)



하림그룹은 계획했던 것보다 투자해야 할 금액이 많아 고민이 커진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부채는 자본잠식 해결을 위한 금액 약 1000억원, 직원급여 등 탕감할 수 없는 빚 850억원 등 인수자가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큰 상황이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는 달리 LCC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보잉 737·에어버스 A320 항공기가 물류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 등도 김 회장을 망설이게 만든다.

고민은 커졌지만 김 회장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해운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팬오션에 항공 물류를 더해 다양한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김 회장이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하림이 서울 양재동 소재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조성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조성 이후 국내 물류를 담당하는 중추적인 곳이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이 미래에셋대우 등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할 경우 더욱 공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하며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팬오션의 경우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200억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하기에는 자산 규모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I 참여가 이뤄질 경우 자금조달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매각은 변수로 꼽힌다. 스토킹호스 매각은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한 뒤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와는 별도로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한 중견기업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이 이 기업보다 낮은 금액을 입찰가로 제시할 경우 입찰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팬오션을 1조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인수해 우량 기업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이후 성공을 점치는 분위기"라며 "도시첨단물류단지-팬오션-이스타항공'으로 이어지는 물류 삼각편대를 완성하기 위해 김홍국 회장이 얼마나 배팅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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