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소환 1주일째 중단…특검 "안 부르는 것도 수사"
특검, 지난 18일 드루킹 소환…이후 안 불러
"경공모 회원 등 주변인 조사, 심리적 압박"
1차 수사 기한 절반 남아…수사 속도 낼 듯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8.07.18. [email protected]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18일 김씨를 5번째로 불러 조사한 이후 추가 소환을 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당시 조사에서 체포되기 직전 숨겨놨던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제출한 USB 안에는 총 60기가바이트(GB) 분량의 문서 파일 등이 담겼다. 드루킹과 정치권 인사와의 접촉 정황, 댓글 조작 범행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새로운 증거를 확보한 것과 관련해 드루킹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환을 반드시 서둘러 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등 또 다른 사건 관계자를 조사함으로써 의혹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특검팀은 오후 2시 드루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솔본아르타' 양모(35)씨를 소환 조사하려 했다. 그러나 솔본아르타가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조사를 차후로 미뤘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드루킹 본인은 '왜 나를 소환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것"이라며 "드루킹이 아니라 다른 사건 관련자를 통해 해당 의혹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루킹을 소환하지 않는 건 일종의 수사 전략 차원이라는 뜻이다.
특검팀의 이 같은 전략은 드루킹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검팀은 앞서 드루킹이 수사에 협조적이든 비협조적이든 흔들리지 않고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드루킹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오는 26일 1차 수사 기한 60일 중 30일째를 맞는다. 일차적으로 주어진 수사 기간 중 절반에 다다르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드루킹 관련 핵심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그간 진행됐던 수사보다 더 속도감이 있을 것이라는 게 특검팀 측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후원금 등 금전을 매개로 사실상 협박한 것은 아닌지 규명하는 것도 수사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은 현재 노 의원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드루킹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언급했던 심상정 의원 등 다른 정의당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 협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드루킹은 지난해 5월16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못믿겠으면 까불어보든지"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특검팀은 이 글을 단서로 드루킹의 정치권 협박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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