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훨씬 포괄적 협정 만들자"…이란 "美, JCPOA 복귀 우선"
트럼프 "보다 포괄적인 협정 마련에 여전히 열려 있어"
로하니 "제재하며 협상 제안?…JCPOA 복귀해 신뢰 증명해야"
이란, 유럽에 JCPOA 유지할 실질적 조치 촉구...中·러시아 의존 심화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코트룸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8.2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이란 독자 제재를 복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재는 미 동부시간으로 7일 0시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은 2016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한의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는 한편 나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테러리즘 지원 등 정권의 광범위한 해로운 활동을 다룰 훨씬 포괄적인 협정을 마련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같은 노력과 관련해 같은 생각을 하는 나라들과의 협력을 환영한다"며 "JCPOA는 끔찍하고 편파적인 협정으로 이란의 핵폭탄 보유를 막을 모든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근본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JCPOA는 유혈사태와 폭력,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살인적인 독재 정권에 자금 생명줄을 던져 줬다"며 이란이 JCPOA의 허점을 이용해 핵미사일 개발과 테러 지원을 지속하며 역내 갈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비밀리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올해 5월 JCPOA를 탈퇴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P5+1.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은 2015년 7월 핵협정을 타결했다.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은 대 이란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JCPOA를 탈퇴하면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중동 패권 확대 시도가 핵합의 정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협정 체결 15년 뒤인 2030년이 지나면 이란의 핵개발 제한이 도로 풀리는 일몰 조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머지 서명국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협정 위배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JCPOA 체결 이후 이란과의 사업을 늘려 온 E3(독일, 프랑스, 영국)은 협정 보완을 시도했지만 결국 미국의 탈퇴를 막지 못했다.
【빈=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8.7.5.
그러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제재를 추진하면서 협상을 하자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JCPOA 복귀를 촉구했다. 트럼프의 대화 제안에 현 시점에선 응할 수 없다고 퇴짜를 놓은 셈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6일 TV연설에서 이란은 언제라도 협상을 환영하지만 대화하려면 미국이 먼저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칼로 찌른 뒤 협상하고 싶다고 말한다. 칼을 먼저 치우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길 원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과거 행동에 대해 이란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며 "신뢰해도 괜찮다는 걸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JCPOA에 복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로하니는 유럽이 미국의 이란 제재 복구에 반발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란은 유럽이 핵협정 유지를 위한 실용적 조치를 취하길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이란 국영 메흐르통신이 전했다.
로하니는 미국이 5월 JCPOA를 탈퇴하자 이란이 일단 협정에 잔류하며 다른 서명국들과 협조하겠지만, 이란의 국익이 훼손되면 언제라도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다른 JCPOA 서명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유럽과 달리 미국의 압박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며, 두 나라는 미국의 이란 금융, 원유 수출 제재에 저항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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