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펜스에게 최후통첩… "25조 발동 안 하면 탄핵 표결"
10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
"민주주의 수호 위해 긴급 행동"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상원 민주당 지도부 및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즉시 발동해 대통령을 몰아낼 것을 촉구한다"라면서 "부통령과 내각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의회는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01.11.
25조 발동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동료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펠로시 의장은 "내일(11일) 아침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총무가 래스킨의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만장일치 동의를 요청하면 즉각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의 결의안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위해 내각을 소집하고 동원할 것을 요구한다.
25조에 따르면 부통령과 내각 각료 과반은 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한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
펠로시 의장은 "만장일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이는 다음날(12일) 원내 상정된다. 우리는 부통령에게 24시간 안에 응답해달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다음 우리는 탄핵안 상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우리는 긴급히 행동하겠다"며 "대통령이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임박한 위협을 가하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대통령이 자행하고 있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 더 심화하고, 조치의 즉각적인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재임 중 두 차례나 탄핵소추된 대통령이라는 역사상 최초 기록이 탄생할 초석을 깔았다"고 보도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25조로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내지 않으면 이번주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예고다. 펠로시 의장이 펜스 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핵안 표결보다 우선순위로 제시한 조건들이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워서다.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고려할 때 래스킨 결의안에 대한 만장일치 동의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10일 남은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이 25조 발동이라는 강수를 둘지도 불확실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한다.
탄핵의 경우 퇴임 후에도 추진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저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가결 시 상원 과반 동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공직 수행을 금지할 수 있다.
미국은 하원과 상원이 각각 탄핵소추, 탄핵심판을 나눠 맡는다.
전체 435석 중 민주당이 과반인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하원의 탄핵안 처리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에서는 재적의원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 이상이 유죄라고 판단해야 한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은 50대 50 동률이다. 공화당에서 17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2019년 12월 하원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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