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입원 9배 폭증…"이럴땐 꼭 진료를"
올해 입원환자 중 12세이하 71%차지
백일해와 동시 감염되는 경우 드물어
항생제 적절히 투여하면 대부분 호전
[서울=뉴시스]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유행해 입원 환자가 1년 새 약 9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 이상 기침과 발열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사진= 뉴시스DB) 2024.11.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2만36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입원 환자(2699명)보다 약 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입원 환자 수는 45주 기준(11월3~9일)으로 968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24명)보다 약 4배 많았다. 올해 입원 환자 중 12세 이하가 약 71%(1만6770명)를 차지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흔히 '걷는 폐렴'(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가벼운 형태의 폐렴)이라고 불리는 폐 감염의 한 유형이다. 마이코플라즈마 뉴모니아 박테리아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청소년 등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호흡기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높아 학교와 같은 공동체 환경이나 가정 내에서 쉽게 퍼질 수 있다. 감염원에 노출된 후 1~4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기침, 발열, 인후통, 두통, 피로감 등이 있다. 가래를 동반할 수도 있다. 증상은 대개 서서히 나타난다. 심하면 호흡 곤란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드물게 발생한다. 약을 먹어도 발열과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받아 질환을 감별해 적합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아이가 힘들어할 때, 3일 이상 기침과 발열이 지속될 때, 호흡 곤란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면서 "주로 가벼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지만, 드물게 폐렴, 기관지염, 흉막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감염됐는지 확인하려면 혈액검사,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 유행 중인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즈마에 동시에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의 호흡기 침투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마 위원장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진단을 위한 PCR 검사 결과 백일해균이 검출될 경우 IS481 유전자를 확인한 뒤 백일해 독소를 증명해야 한다"면서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양성이 나오는 경우 실제 백일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좋아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1차 치료제인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내성률이 높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마 위원장은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약 78%의 사례에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내성이 관찰됐지만,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학령기 아동의 경우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후 회복되기 전까지는 집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도 회복을 위해 중요하다. 기침을 많이 할 경우 사탕, 꿀물 등이 도움이 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감염되면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져 면역이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 재감염이 흔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는 것이 좋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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