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매력적"…의료AI, 사직 전공의 일자리 '급부상'
의료AI 기업, 개발·의료 자문 등 수요 있어
일부 전공의, 기업에 먼저 구직 의사 전해
다른 일자리 찾기 전 징검다리 역할 하기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3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9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4)를 찾은 관람객들이 엑스레이 촬영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4.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수련 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 중 일부가 의료AI 기업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필요한 전공의와 의사 자문이 필요한 의료AI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19일 의료AI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기업에 사직 전공의가 출근했고, 관련 솔루션 개발에 의료 자문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AI 기업인 A사에는 최근 사직 전공의 7명이 합류했다. A사는 AI가 혈압, 호흡 수, 체온 등 생체 신호를 분석해 의료진에 위험 상황을 미리 경고하는 생체신호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뇌동맥류 진단 보조 AI솔루션을 개발하는 B사에도 사직 전공의 2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올 3분기에 의료AI 기업에 합류했다.
이번 의정갈등으로 전공의 1만 3531명 중 91.5%인 1만 2380명이 병원을 떠났다. 그러면서 수련을 마치지 못한 사직 전공의가 대거 배출되면서 구직난이 심화됐다. 최근 의료계에선 의료AI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에 먼저 구직 의사를 전달하는 의사들도 상당수 있다"라며 "의료AI 대부분이 여건만 된다면 최대한 많은 의사를 채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AI 업계가 의사를 채용하려는 이유는 개발 과정에서 의학적 지식이 필요하고, 이후 병·의원에 진입하는 데 있어 의사의 눈높이에 맞는 영업, 마케팅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규 직원, 자문 등 다양한 형태로 의사가 속해있는 의료AI 기업은 개발부터 인허가, 향후 시장 진입까지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의료AI 기업에 합류한 사직 전공의 대부분은 계약직 형태로 근무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의정 갈등이 종료되면 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한다"라며 "기업들도 이런 상황과 전공의들의 의사를 고려해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의료AI 기업이 다른 일자리를 찾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 전공의는 의료AI 기업인 C사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다. C사는 의료진의 암 진단을 보조하는 AI 솔루션을 개발 기업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그는 수련병원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C사 관계자는 "해당 전공의는 다시 회사에 복귀해 관련 업무를 하다가 유럽에 있는 의료기관과 연락이 닿았다"며 "현재는 유럽에 있는 병원에서 일하기로 하고 출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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