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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에' 김남표=민병훈 한 몸 같은 전시…토포하우스갤러리

등록 2025.01.07 16:37:33수정 2025.01.07 19: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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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미터 대작 회화와 영상 각 1점씩 전시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후원 행사

김남표, 애월(愛月)에, 2025, Oil on canvas, 세로 260x가로 600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남표, 애월(愛月)에, 2025, Oil on canvas, 세로 260x가로 600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화가 김남표(55)와 영화감독이자 미디어 영상 작가 민병훈(56)의 자신감 넘치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파도가 몰아치는 그림과 쉼표의 명상 같은 영상, 딱 2점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림이 움직이는 영상 같고, 영상이 고요한 그림 같은 상반된 분위기를 전한다.

7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갤러리 2층에서 김남표·민병훈의 2인전 '애愛·월月·에'가 개막했다.

두 작가의 공통점은 '제주의 풍경'을 화면에 옮겨온 것. 전시 제목 '애월에'서 알 수 있듯 제주도 애월의 자연 풍경을 회화와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따로 작품이지만 '한 몸 같은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아이프미술경영 김윤섭 대표는 “제주도 애월(涯月)이란 장소성을 넘어 ‘또 다른 감성의 장’으로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한자에 ‘愛月’이란 표현을 사용했다"며 "'애愛월月에'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생명의 첫 숨이 시작되는 순간과 삶의 끝점을 만나게 되는 특별한 느낌’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김남표, <애월(愛月)에1>, 세로 260cm x가로 600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남표, <애월(愛月)에1>, 세로 260cm x가로 600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남표의 유화 작품 '애월(愛月)에1'은  촉감적인 '김남표 스타일'의 절정을 과시한다. 200호 3점을 옆으로 이은 6m 대작에 검은 현무암 바위들에 거친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는 장면으로 가득 메웠다. 새벽녘의 검푸른 기운을 밀어내듯, 붉은 빛의 여명을 등에 업은 파도의 힘찬 기세와 화면 중앙에 날개를 좌우로 활짝 펼친 독수리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압권이다.
"지금의 시대는 깃털처럼 가볍다. 모든 존재의 질문은 사라지고 대상의 무게감을 쉽고 가벼운 것으로 변절시킨다. 인간에게 풍경은 단순히 시각적 쾌감의 체험이 아니라, 늘 거기에 ‘있음’을 지키고 있는 거대한 존재의 공간이다. 창에서 밖을 바라보는 관조적 태도가 아니라, 풍경에 뛰어들어 자연의 존재 즉 ‘있음’을 발견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 무게’를 깨닫는 기회가 된다. 미술이라는 매체는 대상의 무게를 되찾아 주는 언어이다. 대상의 무게가 회복되었을 때 비로소 미술은 그 자체의 언어적 기능을 하게 된다. 현재의 미술은 스스로 대상의 존재를 깃털처럼 가볍게 하여 쉽게 소비되는 것으로 만든다. 결국 가벼운 미술을 통해 대상의 존재는 사라진다. 이번 전시가 ‘Being·있음’을 회복시키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화가 김남표)

민병훈, 나를 눈 뜨게 한 순간, 2025,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5분 42초. *재판매 및 DB 금지

민병훈, 나를 눈 뜨게 한 순간, 2025,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5분 42초. *재판매 및 DB 금지



민병훈의 영상 '나를 눈 뜨게 한 순간'은 지난한 삶의 여정을 마친 휴식의 순간을 보여주는 듯 엄숙하다. 애월의 눈 내린 묘지를 모티브로 한 이 영상은 자연 풍경이 전하는 정중동의 숨결을 한 편의 영상시(詩)로 옮긴 듯한 장면이다. 일상의 스치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되돌아보게 해준다.
"나를 눈 뜨게 한 순간 삶에 구멍이 나고 균열이 생긴다고 느끼는 순간, 자연은 나를 해방시킵니다. 당신에게 일몰로 보이는 것이 제게는 일출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별들이 뜨고 지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공간들, 그 풍경은 앞으로 다시 못 볼 풍경이고, 곧 사라질 모습입니다. 숲과 바다에서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꾸준히 반복해서 더 많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품이 좋은지, 나쁜지는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이기에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죽은 자를 기리려 한다는 건, 잘 묻으려 한다는 건, 결국, 삶을 귀하게 여긴다는 뜻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를 눈 뜨게 한 순간’입니다."(영상 민병훈)
한편 전시 기간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과 함께 예술나눔 프로그램이 3회 진행된다.

오는 10일(오전 11시)에는 싱잉볼과 소리 진동을 활용한 특별한 명상 프로그램 '정수영 박사의 소노테라피 메디테이션', 15일(오후 5시)는 큐레이터 첼리스트로 유명한 윤지원 중심의 특별 공연 '예술은 행복을 열어주는 열쇠'가 열린다. 끝으로 22일(오전 11시)에는 소방관 자녀를 초청해 ‘부모님께 배운 용기와 봉사 정신을 예술로 표현’하는 엔젤아티스트와 미술체험프로그램도 펼친다. 전시는 24일까지.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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