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6개월]돌아오지 않는 유커…관광시장 암흑의 긴 터널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금한령'이 시행된지 6개월여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쇼핑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09.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우리나라 관광시장은 반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암흑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해 1700만명이 넘는 최대 실적을 거뒀던 방한관광 시장은 올해 4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암흑의 긴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이 관광업계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15일 한국관광공사가 매달 집계하는 방한시장 입국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오던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단체관광 판매중단 조치가 이뤄진 3월부터 곧바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중국인 관광객은 3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40.0%의 감소세를 기록한 데 이어 4월부터 매달 -60∼70%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누적 중국인 관광객 감소폭도 ▲3월 -9.2% ▲4월 -25.8% ▲5월 -34.7% ▲6월 -41.0% ▲7월 -46.5% 등으로 커졌다.
결국 전체 관광객 중 절반가량을 중국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관광시장도 곧바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 1∼2월만 해도 전체 방한 관광객은 12.2% 증가하는 듯했으나 7월에는 누적 관광객이 776만여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줄었다.
당초 이 같은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1∼7월에 1082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306만명의 관광객이 날아간 셈이다.
중국의 관광상품 판매중단이 이뤄진 뒤인 3월 16일부터 7월까지 방한한 관광객만 떼어놓고 보면 465만명이나 감소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중국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에 대한 보복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는 중국어로 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2017.03.26. [email protected]
결국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7월 말까지 일본은 -3.6%, 아시아·중동은 -7.7%, 유럽·미주는 -0.1%씩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한국 인바운드관광이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금한령이 6개월을 맞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상반기 추세를 감안한 관광공사의 예측으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약 468만명 감소한 1256만명이 될 전망이다. 위기를 맞기 전 전망치는 1903만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날로 확대되면서 2010년 이후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출국자가 2238만명이었던 데 이어 올해에는 2661만명으로 예측돼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입국자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관광수지 적자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150억달러로 지난해의 2.5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충격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서울의 주요 상권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분기 서울의 신사역 상권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16.4%, 압구정 상권은 3.1% 하락했다고 밝혔다. 2017.07.31. [email protected]
사드문제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북핵문제 역시 악화일로를 향해 가고있는 가운데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중국 단체관광을 전담하는 여행사들도 이미 대부분 문을 닫아놓은 채 별다른 기약도 못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단은 중국 쪽 일을 하는 여행사들은 90% 정도가 문 닫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나빠질 대로 나빠졌고 예약도 없으니 더 나빠질 것조차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10월과 3월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성수기인데 내년 봄까지도 기약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서도 "개별여행객을 늘리자고는 하는데 도대체 무슨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일각에서는 '관광패싱'(관광분야를 외면한다는 뜻)이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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