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새 대통령 유력 로페스 오브라도르 누구?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 새 대통령에 유력시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6월27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7.01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1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국가재건운동당(MORENA) 소속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그의 승리가 현실화된다면, 멕시코 역사상 89년만에 처음으로 탄생되는 좌파 성향 대통령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멕시코에서 AMLO라는 약자로 더 많이 불릴 만큼 유명한 정치인이다. 1953년생인 그는 23세 나이에 고향 타바스코 주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제도혁명당(PRI) 당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89년 중도 좌파 민주혁명당(PRD)으로 당적을 바꾼 그는 2000년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됐다. 시장 재임 때 노령연금 도입, 빈민층 지원, 인프라 개선 등으로 인기를 끌어 한때 지지율이 80%를 넘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2006년 대선과 2012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모두 낙선했다. 2014년에는 국가재건운동당을 직접 창당, 이번에 세번째로 대선에 도전하게 됐다. 국가재건운동당을 포함해 좌파 노동당, 우파 사회적 만남당(SEP)의 공동후보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정치 철학이나 경제정책이 다르지만, '멕시코 퍼스트'를 내세워 인기를 모아왔다는 점에서 '멕시코의 트럼프' 등으로 불리고 있다. 민족주의, 대중주의 성향으로 '좌파 포퓰리스트' '멕시코의 우고 차베스'로 불리기도 한다. 멕시코시티 시장 당시엔 '빈곤층의 챔피언’으로 불린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89년 간 멕시코를 통치한 우파 정권을 "더러운 돼지" "욕심 많은 돼지"로 비난하며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경제적 민족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멕시코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만약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멕시코가 "외국 정부의 피냐타가 되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피냐타란 축제 때 사용되는 종이인형으로, 안에 사탕이나 과자들이 들어있다. 아이들은 막대기로 피냐타를 신나게 때려 깨부숴 사탕이나 과자를 차지한다. 오브라도르의 말은, 즉 멕시코가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미국은 멕시코의 주권과 자유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이밖에 학생 및 노인을 위한 재정적 지원 확대, 국영 석유사 페멕스의 석유산업 독점 폐기, 정치인 급여 삭감 등을 이번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부패일소를 약속하면서 , 이 과정에서 재원을 모두 정부의 공공 서비스 개선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약 정책에 대해서는 무력 보다는 대규모 사면 등 포용을 통해 마약범죄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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