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요구 내신·학생부·대입제도 등 국정과제 어떻게 되나
文 업무보고서 대입제도·학생부 개선 주문
초중고 감사결과 발표 후 대책 발표 예정
고교무상교육 예산·법령 국회 통과가 관건
【세종=뉴시스】전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18.12.11.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의 경우 도대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공정성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대학입학 수시도 워낙 전형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는 깜깜이 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시와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고 전인교육을 해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오랫동안 논의해 왔지만, 학부모나 학생은 내신·학생부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점수로 결정되는 수능이 오히려 가장 공정하다며 정시 확대를 더 바란다"며 근본적인 대입제도와 교육 개혁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학 입시 관련 제도를 개선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업무보고 이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발언은)교육정책과 현장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학사비리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에 대한 불신을 제도의 문제가 아닌 부정·비리 등 일부의 일탈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숙명여고 사태로 해당 교사가 실형을 받은 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대입제도 개선 및 공정성 제고'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해당한다. 국정과제에는 ▲복잡한 대입전형 단순화 ▲학생부 위주 전형 개선방안 마련 ▲고교학점제에 맞는 대입제도 개선 등의 세부 과제가 포함돼 있다. 이미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통해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고, 정책숙려제를 통해 학생부 기재 간소화 방안도 발표했지만 비판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남부호 교육과정정책관은 12일 뉴시스에 "다음주(17~21일) 초·중·고 감사결과가 실명 공개된 후 학사비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신 성적과 학생부 신뢰도를 높이고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을 높이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한 차례 신뢰도 제고 방안을 내놓고 훈령도 개정했지만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따라서 학생부 공정성과 신뢰도 제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2학기부터 도입 예정이던 고교무상교육은 고3부터 적용해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의 의지가 강한 과제 중 하나다. 유 부총리는 지난 10월 취임 당시 고교무상교육을 1년 앞당겨 내년 2학기에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업무보고 후 내년에 꼭 해낼 정책목표 중 하나로 꼽기도 있다.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도 원만한 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고교 3학년 2학기부터 먼저 시작하면 예산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학생 수가 줄어 교육교부금 재원(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커버할 여력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관련 재정으로 385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법 개정과 재정은 내년 3월까지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내년 3월까지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교부율 인상 등 재정을 확정하고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해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정부·여당의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재원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상반기 추경이 필요할 경우 유치원 3법 때와 같이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 강소대학 중에서 정부가 재정을 일부 지원하고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공영형 사립대(전문대) 도입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었지만 요청한 812억원의 예산이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공영형 사립대학 육성 계획 수립을 위한 기획연구비 예산만 10억원이 책정된 탓이다.
김규태 고등교육정책관은 "공영형 사립대는 사립대가 지역사회 거점으로서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운영도 재정위원회를 꾸려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초점"이라면서 "매년 30억원씩 3년간 투입해 육성하려고 했지만 국회 의사결정은 달라 우선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발표 예정이던 다문화·탈북학생 종합대책은 사실상 축소된 상황이다. 업무보고에는 다문화학생을 위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교육 '징검다리 과정'을 시범운영하고, 탈북학생을 위한 맞춤형 멘토링과 한국어 및 진로·직업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프로그램 수준으로 담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별도로 다문화·탈북학생 종합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현재 추진 및 시행 중인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에서 2월에 발표한 제3차 다문화 가족정책 기본계획(2018~2022)에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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