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저장할 곳이 없다"...1억4100만배럴, 유조선에 실려 바다 떠돌아
유조선 임대료 급등...업자들, 보관비로 막대한 손해
[클라이페다=AP/뉴시스] 노르웨이의 유조선이 1월2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의 클라이페다 석유 터미널로 호송되고 있다. 2020.04.02.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사상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전 세계 에너지업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번 상황은 원유 인수 만기일 이벤트가 겹치면서 근월물(5월물)보다 결제월이 먼 원월물(6월물) 가격이 높아지는 콘탱고 현상이 극심해진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사태로 원유수요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공급량이 넘친 데 있다.
만기가 지나면 실물을 인수해야 하지만, 인수를 원하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수요가 말라붙은 상황에서 원유 저장 공간이 고갈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15일 미국 EIA(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한 주 사이 1925만배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1100만배럴대였던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석유회사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넘쳐나는 원유를 저장할 곳을 찾지못해 아우성치고 있다.
시장데이터 제공업체인 케이플러의 이코노미스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원유를)저장할 공간을 찾을 수만 있다면 돈을 벌 수있다"고 말했다. 즉, 원유를 저장할 수있는 곳을 찾기가 현재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육지는 물론 해상에 있는 원유 저장시설의 임대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WSJ에 따르면 200만배럴을 적재할 수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의 6개월 임대가격은 1년전 하루 2만9000달러에서 현재 10만달러로 올랐다. 1년 계약 경우 1년전에는 하루 3만500달러였는데 지금은 7만2500달러로 급등했다.
바다 위에 떠있는 VLCC의 원유적재량은 지난 17일 현재 1억4100만배럴로 추정된다. 3월말 1억900만배럴에서 3200만배럴이 늘어난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석유회사들은 팔리지도 않는 원유를 보관하느라 매일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랜디 기빈스는 "지난 3주간 12개월간 VLCC임대계약 건수가 지난 3년동안 이뤄진 총 계약건수보다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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