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신세계와 지분교환 추진…1등 기업들과 잇따라 '혈맹'
앞서 CJ · 미래에셋 · 日 소프트뱅크 등과도 동맹
플랫폼사로서 소모적 경쟁보다 시너지 극대화 전략
왼쪽부터 ▲네이버 이해진 GIO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네이버는 신세계 이전에도 CJ그룹(콘텐츠·물류), 미래에셋대우(금융), 일본 소프트뱅크(포털) 등 각 분야에서 제일 잘하는 기업들과 잇따라 혈맹을 맺는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는 전략을 구사해 눈에 띈다.
10일 유통업계와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현재 수천억 원대 지분 맞교환을 통한 전방위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1월 판교 네이버 본사에서 전격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이커머스 영역에서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긴밀한 협력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최종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간 주식 맞교환은 단순한 사업적 제휴에 그치지 않고 경영성과와 위험을 함께 감수한다는 면에서 동맹뿐 아니라 '혈맹'으로까지 표현된다.
양사의 혈맹이 이뤄지면 최근 급성장하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특히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1위 기업이지만 오픈마켓으로 성장해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가 거의 없다. 신세계는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빠르게 메워줄 수 있을 강력한 파트너다.
우선적으로 네이버쇼핑의 최대 취약점으로 꼽히는 배송 경쟁력, 이중에서도 시급한 신선식품 배송망을 이번 동맹을 통해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에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주식 상호 교환을 통한 혈맹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7.85%)과 CJ ENM(4.99%)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6.26%)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국내 1위 물류업체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네이버웹툰에서 확보한 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고품질로 영상화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네이버는 금융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자산 기준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그룹과 손을 잡기도 했다. 이해진 GIO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17년 6월 각사가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2019년 11월 간편결제 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금융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현재 미래에셋은 '통장', 대출 등 네이버가 국내외서 금융사업을 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해외로도 동맹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라인의 모회사)와 소프트뱅크(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모회사)는 지난 1일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통합 Z홀딩스)을 완료하고 그 지주사인 'A홀딩스'를 출범시켰다. 아시아 최대 IT 기업으로 덩치를 키워 미국·중국 IT 공룡들에 맞서기 위함이다.
네이버가 이렇게 동맹을 확장하는 이유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안고 있는 '독점' 등 여론 부담 속에서 기존 업체들과 갈등을 최소하면서 전문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직접 나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기보다 그 생태계에서 잘하는 이들과 손을 잡고 연결을 잘해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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