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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고 단골' 오명 네팔…이번 추락 사고 원인?

등록 2023.01.16 17: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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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당국 "실종자 4명 생존 가능성 희박"

항공 전문가 "착륙 중 실속 했을 가능성"

수시로 바뀌는 기상 상황, 유지 보수 미흡

항공기 블랙박스·조종실 음성 녹음기 발견

[포카라=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대가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 인근 협곡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숨졌다. 2023.01.16.

[포카라=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대가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 인근 협곡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숨졌다. 2023.01.16.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한국인 2명 등 72명을 태운 네팔 항공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현지 당국이 16일(현지시간) 오전 수색 작업을 재개한 가운데, 사고의 정확한 원인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당일 투입된 300여명의 구조대원은 검게 그을린 잔해를 샅샅이 뒤지며 실종된 4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갔지만, 네팔 당국은 추락한 항공기에서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날(15일) 당국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휴양지 포카라로 향하던 현지 예티항공 ATR 72기가 착륙 직전 추락해 사망한 탑승객 시신 68구를 수습했다. 한국인 탑승자는 40대 유모씨와 그의 10대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ABC·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현지 수사당국은 45일 내로 추락 사고와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직전후 SNS에 퍼진 현장 영상과 목격자 증언을 기반으로 조기 결론을 낼 예정이다.

영상을 촬영한 포카라 지역주민은 집 옥상에서 항공기 추락 과정을 지켜봤다며 "비행기가 갑자기 기울었다. 전투기가 미사일을 피하려는 것 같았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추락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락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실속'(失速)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네팔에서 빈번한 항공기 사고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으로 공항 인근의 험한 산악 지형과 수시로 바뀌는 기상 상황, 새 항공기에 대한 투자 부족 및 부실한 규제 등을 지적했다.

[포카라=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에서 한 여성이 비행기 추락 희생자의 시신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걸 보면서 흐느끼고 있다.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 인근 협곡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숨졌다. 2023.01.16.

[포카라=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에서 한 여성이 비행기 추락 희생자의 시신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걸 보면서 흐느끼고 있다. 72명을 태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 인근 협곡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숨졌다. 2023.01.16.


직접적인 추락 원인은?…"착륙 중 실속 했을 가능성"

전문가들은 사고 항공기가 착륙 중 공중에서 실속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전략적 항공 솔루션'(Strategic Aviation Solutions)의 닐 한스포드 항공 컨설턴트는 "조종사가 너무 느리게 접근하고 있었다. 바람의 양력을 모두 잃고 (항공기가) 돌처럼 내려갔다"며 "저고도 저속으로 실속에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결과는 하나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가 실속하면 더이상 항공기가 아니다.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그랜드 피아노와 같다"고 했다.

한스포드는 자신이 본 영상에선 추락 당시 날이 맑았기 때문에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흐린 시야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추락 후 발생한 화염을 보면 사고 원인이 비행기 연료 부족도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항공 전문가인 론 바취 사우스퍼시픽대 교수도 이날 호주 방송사 나인네트워크의 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원인에 대해 "비극적 사건의 배후에 공기 역학 실속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착시 현상으로 조종사가 자신이 실제보다 더 빨리 비행하고 있다고 착각해 비행기가 실속 하게 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팔이 항공 사고 단골인 이유?…수시로 바뀌는 기상 상황과 미흡한 유지 보수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 위치한 네팔은 기상 상황이 급격히 바뀌는 특성이 있어 항공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스포드도 "날씨가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조종사가) 시야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닉슨 전직 A380 기장도 일부 네팔 공항은 착륙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출입을 위해 특별 자격을 갖춰야 하는 공항들이 있다"며 "그래서 저는 31년 간 비행기를 탔지만, 거기 들어갈 실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항공기에 대한 투자 부족과 부실한 규제도 비난 받은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2013년부터 교육 및 유지보수 기준 등 안전에 대한 우려로 모든 네팔 항공사의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이번 사고는 30년 새 네팔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냈다. 30년 전인 1992년 파키스탄 국제항공의 에어버스 A300 여객기가 카트만두로 향하던 중 산비탈에 추락해 탑승자 167명 전원이 숨졌다. 지난해 5월에도 네팔 타라에어 소속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22명이 사망했다.

한편, 항공당국은 이날 추락한 항공기의 블랙박스와 조종실 음성 녹음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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