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유통人] '한국 대표 대안육 전도사'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청담동 SSG푸드마켓에 대안육 정규 식당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열어
외부 출신 첫 수장, 구원투수 역할 톡톡…취임 3년차 실적 개선 주도
미래 먹거리 '대안육' 낙점, 비건 시장 공략…피자 가맹 사업도 도전장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대안육(대체육)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늘고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비거니즘'이 확산하자 송 대표는 지난해 대안육 시장을 공략하며 '한국 대표 대안육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오픈, 비건 성지로
제품 출시와 함께 소비자 접점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압구정동에서 운영했던 더 베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 26일 강남구 청담동 SSG푸드마켓에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를 열었다.
단순한 제품 구매가 아닌, 아예 비건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더 베러 운영 기간 동안 누적 방문객은 1만3000명을 넘었다.
새 정규 매장에선 100%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메뉴까지 약 20여종의 웨스턴 스타일 메뉴를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분위기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메뉴는 기존 베키아에누보의 인기 메뉴인 파스타·파니니·샐러드 등에 육류 대신 베러미트를 사용했다. 오트 음료, 비건 치즈, 스프레드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대안 식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대안육 사업에 꽂힌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신기술을 직접 발굴하기 위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박람회에서 대안육과 관련한 푸드테크 신기술을 꼼꼼히 둘러보며 비건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 첫 외부 영입 대표.…구원투수 역할 '톡톡'
그는 글로벌 외식기업 얌브랜드의 피자헛과 오비맥주 마케팅 임원을 거쳐 2018년 말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상무로 합류했다.
신세계푸드 대체육 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사진=신세계푸드) *재판매 및 DB 금지
송 대표에게 주어진 특명은 브랜드 사업이었다. 당시 신세계푸드는 모태였던 급식사업과 식자재유통, 베이커리, 외식사업, 식품제조 사업 등이 정체기에 접어들던 시기였다.
B2B(기업간거래) 중심의 사업을 하다 보니 경기 침체나 외부 변수에 따라 신세계푸드가 주도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송 대표는 취임 후 가장 먼저 노브랜드 버거를 신세계푸드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주력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년 8개월 만에 무려 100개 매장의 문을 열었다. 업계 최단 기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가맹점이 급증하자 예상대로 생산 공장의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이를 토대로 송 대표는 2021년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7% 넘게 올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 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 219억원 손실에서 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역시 고환율과 원재료값 상승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매출은 계속 늘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9%, 1.6%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사업 수익성 끌어올리고 미래 신사업 공격 확장 목표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신세계푸드가 18일부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의 40여종 메뉴 판매 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의 한 노브랜드 버거 매장 모습. 2022.08.17. [email protected]
신사업으로는 노브랜드 피자를 프랜차이즈화 시키는 한편, 대체육 사업도 본격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노브랜드 피자 사업은 송 대표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노브랜드 피자 테스트 매장 1호점에 이어 같은 해 12월 역삼동에 2호점을 개장하며 피자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노브랜드 피자는 '노브랜드' 특유의 거품을 뺀 가격으로 경쟁사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노브랜드 버거에 이어 피자 가맹점까지 성공하면 로열티 수익과 제조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는 게 송 대표 복안이다.
대안육 사업은 브랜드 '베러미트'를 앞세워 다양한 신제품을 제품을 출시하고, 데블스도어·베키아에누보 등 외식 매장에 베러미트를 앞세운 신메뉴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대체육 시장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국 현지 대체육 자회사 ‘베러푸즈’에 올 상반기 내 4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본격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송 대표는 "앞으로 가공식품을 만들 때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을 고려해 동물성 가공육 생산방식을 지양하고 베러미트를 활용한 식물성 대체육으로 점차 변화시킬 것"이라며 "단순한 고기 대체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안육’으로 알리면서 시장 육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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