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반장 선거도 이렇게 안 해" 의외 결과 국힘 '후폭풍'
최민호 거부권 막은 '1표' 두고 질타 속 국힘 세종시당 '내홍'
국힘 전산 오류 주장 '재투표' 요구… 민주당 "말도 안돼" 일축
[뉴시스=세종]김광운 국민의힘 세종시의회 원내대표가 표결 당시 영상을 보여 주며 설명하고 있다. 2023.03.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3일 최민호 시장은 ‘세종시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 조례에 문제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하고 의회로 돌려보냈다.
조례는 임채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에 대한 위원 추천 비율을 집행부(시장) 2명, 시의회 3명, 해당 기관 이사회 2명 등 7명으로 명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시의회는 13일 제81회 2차 본회의에서 최 시장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반을 묻는 표결을 했다. 관련법에서는 재적의원 2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4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조례가 유지된다.
하지만 의원 20명 중 국민의힘 7명, 더불어민주당 13명으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조례는 자동 폐기되는 상황으로 민주당이 몰려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찬성 14표, 반대 6표로 관련 조례가 가결됐다. 즉 이날 무기명 전자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국민의힘 누군가 ‘찬성’을 던졌다.
투표 종료 후 이날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시의회 사무처를 찾아 투표 당시 전자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뉴시스=세종]제81회 2차 본회의 '세종시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결과. 2023.03.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태가 심각해지자, 13일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 투표 했는지 아니면 누른 의원 의지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전에 분명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투표 종료 전)정정 의사를 표현했지만, 안 받아들였고 투표 종료 화면이 나와 수정 할 수 없었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물로 속기록과 동영상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실수로 투표가 끝나기 전 개표 화면이 떴다는 사실을 시의회 입법담당관도 인정했다”며 “재투표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행정 소송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세종시당 내부에서는 해당 의원에 대한 질타는 물론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사회간접망서비스에 올라오며 내홍을 겪고 있다.
글쓴이들은 “공천부터 잘했어야 했는데 돌아가는 모양새가 답답하다”, “정신 차려도 될까 말까인데 실수라니 사퇴하라”, “요즘 초등생 반장 선거도 이렇게는 안한다”, “시의원 자격 없다. 색출해 윤리위원회 회부해야 한다” 등 거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통과된 조례를 두고 재투표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은) 투표에서 지고 면피하려는 의도적인 계산이며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방자치법 32조 5항은 재의 가결된 조례는 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를 미루면 시의회 의장이 공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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