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 친권 포기 5세 兒...4년 양육 미 외교관 부부 품으로
부산지검·부산변회 '공익적 비송사건 법률지원' 첫 사례
검사가 친부 친권상실 청구, 변호사가 입양청구 허가소송 제기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5세 아동이 입양 허가 소송 끝에 4년간 위탁 양육을 해 온 미국 외교관 부부의 품으로 무사히 입양됐다.
부산지방검찰청(부산지검)과 부산지방변호사회(부산변회)는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5세 아동을 위해 입양특례법상 입양 허가 소송에서 필요한 법률지원을 통해 대상 아동을 4년간 충실히 위탁 양육해 온 미 외교관 부부에게 입양되도록 협력했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지검 등에 따르면 A(5)양의 친모는 외국인으로서 지난 2019년 6월 친권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출국했으며, 내국인이자 단독 친권자로 지정됐던 친부도 같은 해 10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친권을 포기했다.
이 시기 미국 외교관 부부는 국내에 근무하고 있었고, 복지시설을 통해 2019년 6월부터 A양을 정식 위탁받은 뒤 양육해 왔다.
서울에 거주하던 이들 부부는 2019년 11월 서울가정법원에 민법상 친양자 입양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A양이 입양특례법상 요보호아동에 해당하므로 입양특례법의 요건을 갖춰 입양 허가를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청구를 기각했다.
입양특례법상 외국인이 요보호아동을 입양하기 위해선 다른 후견인이 필요했다.
근무지가 변경돼 부산으로 이사한 위탁부모는 지난해 4월 부산가정법원에 입양특례법상 입양 허가 청구를 다시 신청했고, 입양특례법상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보정명령에 따라 같은 해 10월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부산지검에 법률지원을 의뢰했다.
이후 미 외교관 부부의 국내 근무 기간은 종료됐지만 부부는 번갈아 휴직하며 한 명은 국내에 남아 A양을 양육하고, 다른 한 명은 미국으로 돌아가 근무하며 친자녀를 돌보는 등 양육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지검은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사정, 위탁부모가 국내에서 4년간 대상 아동을 충실히 양육해 온 점 등을 고려해 위탁부모가 대상 아동을 입양하는 것이 A양의 복리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미 외교관 부부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부산지검과 부산변회는 '공익적 비송(非訟)사건 법률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검사가 A양에 대한 친부의 친권 상실을 청구하는 한편 변호사를 후견인으로 선임 청구하고, 후견인으로 선임된 담당 변호사는 입양 허가 청구 소송에 참가하는 등 법률지원에 나섰다.
또 부산지검과 부산변회는 올해 1~5월 위탁부모와 A양을 수차례 면담한 결과 A양은 위탁부모의 보호 아래 밝게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현 상황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위탁부모에 입양되길 희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지난달 31일 부산가정법원에서 입양이 허가됐고, A양은 4년간 함께 지내며 애착 관계가 두텁게 형성돼 있는 위탁부모 및 형제의 가정에 정상적으로 입양될 수 있게 됐다.
이는 부산지검과 부산변회의 업무협약에 따른 첫 사례로 부산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법률 지원이 필요한 다양한 공익적 비송 사안에 대해 부산변회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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