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권총 보고 놀라…미 경찰 13세 난민에 총격 '사망'

장난감 총 진짜로 오인한 경찰 총격

소년 제압 후 총격…이송됐으나 사망

[뉴욕=AP/뉴시스] 미국에서 경찰이 모형 권총을 든 13세 미얀마 난민 소년을 제압하려다 총을 쏴 사망하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29일(현지시각) 마이클 갈리메 미국 뉴욕주 유티카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유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2024.07.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미국에서 경찰이 모형 권총을 든 13세 미얀마 난민 소년을 제압하려다 총을 쏴 사망하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주 북부 도시 유티카 경찰은 전날 저녁 10시께 경찰관들이 청소년 두 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13세 소년 한 명이 경찰관에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무장 강도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유사한 13세 소년 두 명이 무단횡단을 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붙잡아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던 중 한 소년이 도망치더니 갑자기 경찰관들을 향해 권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겨눴고, 경찰은 이에 대응해 소년에게 총을 쐈다. 그는 가슴 부위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그러나 추후 확인 결과 소년이 겨눈 권총은 실제 무기가 아닌 '글록17 5세대 권총'과 유사한 복제품이었다.

유티카 경찰 대변인 마이클 컬리 경위는 문제의 모형 권총에 대해 "글록 표시와 특징, 분리할 수 있는 탄창과 일련번호 등 모든 면에서 진짜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연지탄이나 BB탄만 발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격 당시 상황을 담은 보디캠 영상도 공개했다.

공개된 보디캠 영상에는 경찰관들은 소년이 모형 권총을 겨누자 '총이다!'라고 소리쳤고, 한 경찰관이 소년을 쓰러뜨리고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다른 경찰관이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경찰관들이 규정을 지켰는지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 검찰총장은 총격이 정당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숨진 소년은 미얀마에서 태어난 카렌족 난민 출신인 니야 므웨이다. 인근 중학교 8학년생(한국의 중학교 2학년)으로,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유족 측은 그가 총에 맞을 당시 이미 경찰에게 제압당해 땅에 누워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부당 살인으로 보고 경찰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임관 6년 차인 패트릭 허스나이로 확인됐다. 이 일로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관 2명과 함께 유급 행정휴직 처분을 받았다.

마크 윌리엄스 유티카 경찰서장은 "모든 사람에게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고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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