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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암 '방사선 치료' 여러번 나눠 받는 이유 있다

등록 2024.07.03 13:09:37수정 2024.07.03 15: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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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세포보다 암세포가 더 많이 손상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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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방사선치료는 방사선(radiation)이 가진 에너지를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암 치료법으로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으로 꼽힌다.

곽유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치료법이지만 암의 종류나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히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3일 말했다.

방사선치료는 높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에서 나오는 방사선이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인체 내 암세포를 파괴하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치료다.

방사선을 몸에 조사하면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인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 변성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정상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원리다.

완치율·수술효과 높이고 재발률·고통 감소

암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특징이 있어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소치료에는 외과적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전신치료에는 약물을 사용하는 항암치료가 있다.

폐암, 유방암, 대장암은 수술 후 국소재발이나 전이 등 위험성이 높기에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로 재발률을 낮춘다. 식도암, 직장암은 바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나 혈액암에는 항암치료를 우선 적용한다.

방사선치료는 외부로부터 몸 안에 있는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쪼이는 '외부조사'와, 내부 정상 부위에 동위원소를 직접 주입하는 '근접조사'가 있다. 대부분 환자가 받는 외부조사는 선형가속기라는 치료 장비를 이용해 종양이 몸속 깊은 곳에 있거나 피부 근처에 있더라도 종양에만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일 수 있다.

근접조사는 이리디움-192라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몸 안의 종양 또는 종양 발생 부위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자궁암에 사용하고 해외에서는 전립선암 치료에도 많이 사용한다.

방사선치료의 목적은 크게 세가지다. 첫번째는 완치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로, 고용량의 방사선이 필요하고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두번째는 수술의 보조적인 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다.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 수술 결과를 높이고, 수술 후에는 재발 가능성을 줄여준다. 마지막은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과 고통을 감소시키는 목적이다. 이때는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 치료하며 기간도 짧다.

주변 정상조직의 방사선 노출 줄여 부작용 최소화

방사선치료는 종양에 방사선이 집중되고 주변 정상조직에는 최대한 적게 조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방사선치료 기술은 2차원적 방사선치료로 시작해 3차원적 입체조형 방사선치료,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로 점차 발전했다. 3㎝ 이하의 비교적 작은 암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짧은 기간 동안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치료 또는 방사선수술도 있다.

곽유강 교수는 "움직임이 많은 장기에 암이 생기면 방사선치료 범위에 종양의 움직임까지 포함되면서 정상조직이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최근에는 종양이 방사선 범위를 벗어나면 방사선이 자동으로 정지됐다가 다시 조사되는 '호흡 연동 방사선치료(4차원)'가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인천=뉴시스] 곽유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인천=뉴시스] 곽유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방사선치료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원치료로 진행한다. 보통 하루 1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회 시행한다. 길게는 7~8주 걸리는 경우가 많다. 1회 치료 시간은 환자나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5~30분 정도다.

곽 교수는 "암세포가 사멸할 정도의 충분한 방사선량과 범위에 방사선이 조사되면 주변 정상세포도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상조직의 손상은 부작용으로 이어지는데, 다행히 손상된 정상세포는 회복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사선을 소량씩 여러 차례 반복해 조사하면 정상세포보다는 암세포가 더 많이 손상된다"며 "그 결과 치료 효과는 높아지면서 부작용은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부위 따라 다른 부작용…약제·생활습관으로 조절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치료 부위에 따라 다르다. 얼굴이나 목 등에 암이 생긴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강 건조증과 방사선피부염이다. 얼굴이나 목의 피부가 여름에 햇볕에 탄 것처럼 불그스름해지다가 벗겨진다. 또 구강염이나 식도염이 생겨 음식 먹기가 힘들어지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이때는 경구 영양제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흉부에 방사선치료를 하는 유방암 역시 방사선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 림프 부종도 생긴다. 또 폐암은 기도건조증으로 인한 기침 증상이 가장 흔하고, 종양이 식도와 가까울 경우에는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복부나 골반 쪽 방사선치료는 장에 조사되는 방사선으로 인해 복통이나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이나 전립선 근처에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빈뇨 등 방광염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료 중 약제를 사용하면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부분 방사선치료 중일 때나 치료 종료 직후 급성 부작용을 경험하는데 이 또한 회복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방사선치료가 종료된 지 6개월 이상 지난 일부 환자에게서 만성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회복이 오래 걸린다. 방사선치료 부위에 섬유화가 일어나 피부를 비롯한 주변 부위가 딱딱해지고, 폐암 환자에게는 방사선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나 골반암의 경우 장 출혈이 드물게 일어나기도 한다.

곽유강 교수는 "종양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방사선치료 부작용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치료 중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담당 방사선종양학과 의사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처방을 함께 받으면 큰 문제 없이 치료를 완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방사선치료 중에는 치료 부위 피부나 주변 장기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며 "치료가 6~8주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건강과 체력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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