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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교수들 "정부 의평원 압박은 부당증원 합리화"

등록 2024.07.05 14:23:26수정 2024.07.05 16: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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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의대교수 비대위 성명

"교육차관 망발 즉각 사과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06.2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06.2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서울성모병원 등이 소속된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이 급격한 의대 증원에 따른 의학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전국 의대 평가·인증기관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압박해 부당한 의대 증원을 합리화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 차관의 망발에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면서 "교육부는 교육의 질 하락 우려에 대해 반박할 자신이 있다면 내년에 증원이 된 대학에 어떠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지, 내년에 3배 이상으로 정원이 확대되는 의대의 교육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을 갖고 “각 대학이 준비 중인 상황을 무시한 채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해 근거 없이 예단한다”며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의평원을 정부의 압력으로 굴복시키려는 듯한 차관의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무리한 의대 증원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의평원에게 중립적·객관적 기준으로 평가해 달라며 자신감을 보여줄 일이지 평가기관을 압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의평원 이사회 구성에 대한 발언만 봐도 차관의 의학 교육에 대한 몰이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선진국의 의학교육평가원의 이사회 구성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봤다면 그런 발언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학교육 평가기관인 LCME는 의대 인증 등에 대한 의결권을 가진 위원 21명 중 19명이 의료계 인사다. 일본의 의학교육 평가기관 JACME도 이사회 구성원 19명 중 환자단체 이사장 1명을 뺀 나머지 18명이 모두 의사 출신이다.

비대위는 또 "30년 전 기준인 의과대학 교수 1인당 학생 수 법정 기준 8명을 충족하기에 의대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것은 교육부에서 의대 교육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특히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기초의학 교육을 담당할 교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33개 의대 기준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면역학, 예방의학, 병리학 등 기초의학 교수는 총 1131명이다. 수도권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12명이면 호남권은 24.7명으로, 기초의학 교수의 의대별 편차도 크다.

비대위는 "교육부의 역할은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을 하는 것이지 중립적인 평가기관의 역할을 압박해 부당한 증원을 합리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제대로 된 교육 정책을 통해 학생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고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본연의 임무를 돌아보고 의대 증원의 부당함을 알리는 학생들과 교수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의평원에 대한 겁박을 멈추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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