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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248년 고서 관리 '비법'…"온도 18도, 습도 55% 유지"

등록 2024.07.17 16: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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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연구원 "온·습도 관리 매일같이 체크해"

"화재 시 청동 노즐·가스분말기로 산소 농도↓"

전문가 "과거엔 화재 대비해 땅에서 띄운 '누' 형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수리복원실에서 직원이 고문헌 수리복원을 하고 있다. 2024.07.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수리복원실에서 직원이 고문헌 수리복원을 하고 있다. 2024.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온도는 18~22도, 습도는 45~55%."

규장각한국학연구원(규장각연구원) 관계자는 17일 규장각 언론간담회에서 '보존 중인 고서 관리 비법'을 묻는 취재진에 이렇게 답했다. 서고에서 보관 중인 고서 등 자료들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매일같이 수치를 측정하고 시간대별로 체크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5개 서고를 관리한다는 사서 이모씨는 "2층 서고는 온도를 18도, 습도를 55도 맞춰놓는다"며 온·습도로 보존 관리에 여념이 없다고 강조했다.

규장각연구원은 이날 화재·침수 등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248년 동안 문화유산을 보존할 수 있던 방법을 공개했다.

이씨는 온·습도 조절과 환기를 목적으로 서고 내부 구조가 설계됐다고 했다. 이씨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물이 담긴 서고는 공기 순환을 위해 모든 책 선반과 책 상단과 사이에 7~8㎝의 틈이 있다. 이와 함께 서고 천장 환풍구에는 공기질을 관리하는 필터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화재 등 재해 관리를 위한 장비도 갖춰져 있었다.

규장각연구원은 "화재 시 청동으로 된 노즐을 통해 산소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직접 가리키며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선 시대 때 왕명 출납 등이 기록된  '승정원일기'는 지난날 전쟁통 속에 화재 등으로 4차례 소실된 바 있다. 규장각연구원 측은 이 같은 사고를 재발하기 위해 "물이나 분말로 끄는 대신 가스 소화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진에 대비해 천장 두께를 1㎜ 이상으로 설계했다"며 "혹시라도 물이 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기에 천장에는 물 배관이 없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호시탐탐 책장에 나타나는 해충도 필수 관리 대상이다. 규장각연구원은 곤충 산란기에 맞춰 1년에 한 차례 소독·방재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도 온·습도 관리가 고서 관리의 '열쇳말'이라고 주장했다.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과거 1980년대까지는 항온·항습시설이 잘 안 돼서 문제였는데 건물을 새로 짓고 1990년대 이후로 잘 보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과거 조선시대 때도 사고(보관 장소)를 여러 군데 지어서 전국적으로 보관 했다"며 "화재에 대비해 땅에서 띄운 '누' 형태의 2층에 주로 책을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서 관리에 온·습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고 산소를 차단할 수 용도의 가스 소화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규장각연구원은 이날 고도서 18만여 책을 비롯해 고문서 5만여점, 책판 1만8000여점 등 총 30만여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본원에는 국보 8종, 보물 30종,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6종을 소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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