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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정석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등록 2024.08.15 06:02:00수정 2024.08.15 07: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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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일럿' 흥행 성공 후 2주만에 새 영화

'행복의 나라'서 전혀 다른 연기로 관객 만나

"쓰임새 많은 배우가 되는 게 내 마음가짐"

이달 말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도

"하나 하나 공개될수록 부담감 점점 커져"

[인터뷰]조정석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주연을 맡은 영화가 여름 방학에 공개된다는 건 배우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여름은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는 시기. 당연히 이 시기에 나오는 영화의 주연 배우는 관객을 끌어당길 만한 빼어난 연기력 뿐만 아니라 강력한 매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가 나온 작품이 일정 수준 이상 흥행을 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배우를 우리는 흔히 대세로 부른다. 그런데 여름 최고 성수기에 특정 배우가 출연한 영화 2편이 연달아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와 3위에 올랐다면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고 이 배우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이 내놓는 새 예능프로그램까지 도맡았다면? 우린 이 배우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이제 알고 있다. 조정석(44)이다.

"영화·드라마를 하기 전에 전 뮤지컬을 했습니다. 그때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했던 말이 있어요.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요. 이 마음가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전 정말 다양하게 쓰이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즐거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영화 '파일럿'은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넘기며 올해 여름 최고 흥행작이 됐다. 14일 공개된 '행복의 나라'는 개봉일 7만8400명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오는 30일엔 넷플릭스에서 음악 예능프로그램 '신인가수 조정석'을 선보인다. 놀라운 건 이 세 작품에서 조정석이 상반된 일을 했다는 점이다. '신인가수 조정석'에선 예능인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파일럿'에선 우리가 익히 아는 조정석 특유의 코미디를 선보였다. 그리고 '행복의 나라'에선 기존에 그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비장함과 울분으로 관객을 만난다.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행복의 나라'를 선택했습니다. 제게 자주 오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래도 저한테는 유쾌하고 웃음기 있는 역할이 많이 들어오니까요. 제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겁니다."
[인터뷰]조정석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인터뷰]조정석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인터뷰]조정석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행복의 나라'는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23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추창민 감독의 새 작품이다. 10·26사태와 12·12쿠데타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담았다. 핵심은 박정희 암살범과 공범들에 대한 재판. 다만 이 영화는 박정희를 향해 직접 총을 쏜 김영일(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아닌 그의 수행비서관인 박태주(박흥주) 대령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를 변호하는 정인후(가상 인물)를 통해 극을 전진시킨다. 조정석이 맡은 인물이 정인후다.

정인후는 돈 버는 게 목표인 변호사. 재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게 아니라 승패를 결정하는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 그가 개인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태주 변호를 맡으며 부득불 인권 변호사가 된다. 역시나 박태주를 재판에서 이기게 해주려고 했던 그는 역사상 최악의 정치 재판에 휘말리고 박태주의 굳건한 정신에 감화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조정석은 웃음기를 빼고 오기와 결기, 울분과 분노로 정인후를 그린다. 그렇게 조정석은 그의 말처럼 이제껏 관객이 보지 못한 얼굴로 다가온다. "저 역시도 제 새로운 모습을 봤습니다. 특히 법정 장면 중에 '이럴 거면 재판 왜 하는 거냐'고 일갈하며 난동 부리는 장면에서요. 정말 다양한 감정이 보이더라고요. 분노, 서러움, 슬픔 등이요."

'행복의 나라'는 조정석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볼 때 느낀 재미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는 그는 이 영화 자체가 좋았고, 새로운 연기를 보여줬으며, 동료 배우들과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는 얘기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정말 남다른 영화네요."

조정석에게 '파일럿'과 '행복의 나라' 중 어떤 게 더 잘 됐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는 난감해하며 "둘 다 잘돼야 한다"는 모범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래서 이번엔 '파일럿' '행복의 나라' '신인가수 조정석' 중 어떤 작품이 가장 잘 됐으면 하냐고 했더니 역시나 "다 잘 돼야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왜 부담감이 없겠어요. 친구 중에 한 명이 농담으로 그러더라고요. '너무 좋긴 한데 세 개 다 안 되면 어떡하냐'고요(웃음). '파일럿'에 이어서 '행복의 나라' '신인가수 조정석' 공개일이 다가오니까 부담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마디 덧붙였다.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정말 과분한 사랑입니다. 즐겁고 기쁘고 행복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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