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깨고 교실 침입한 드론' 테러 모의훈련 현장을 가다[르포]
수원 영일중서 을지훈련, 군·경찰·소방서 유관기관 참여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2일 경기도 수원시 영일중학교에서 '2024년 을지연습 학교 테러 대피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22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일중학교. 교내 스피커를 통해 한 학생이 다급한 목소리로 이같은 위험상황을 알리는 내용이 학교 전체에 방송됐다.
스피커 음성 속의 해당 학생은 교과 수업 중인 교사에게 "깨진 유리 조각에 근처 있던 친구가 맞아 다쳤다"며 "드론은 다시 창문을 통해 교실 밖으로 나갔다"고 상황을 알렸다.
이 학교에서는 이날 '2024년 을지연습 실제훈련' 일환으로 '학교테러 대피훈련'이 가상으로 실시됐다.
육군 제51사단, 영통지구대, 영통119안전센터가 합동해 드론, 연막탄, 사이렌 등을 사용해 실제 테러 상황을 연출하며 초동 조치와 대피 및 안전·구호 조치를 비롯해 폭발물 제거, 테러범 검거 등 모의훈련을 실전을 방불케 진행했다.
다친 학생을 보살피던 교사는 학생을 통해 방금 벌어진 사건에 대해 교감에게도 전파를 주문했고, 이를 전해들은 교감은 즉시 부장교사에게 경찰과 소방, 군당국에 신고를 요청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2일 경기도 수원시 영일중학교에서 열린 '2024년 을지연습 학교 테러 대피훈련'에서 학생들이 테러로 인한 상황에서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이와 동시에 교장은 군·경찰·소방서 지시에 따라 추가적인 드론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운동장 대피를 결정하고 이를 교내 스피커를 통해 전달했다.
각 교실에서는 교과 수업 중이던 교사들의 인솔 하에 학생들이 상체를 숙인 채 교실과 학교 건물을 빠져나와 일사분란하게 운동장 주변에 설치돼 있는 캐노피 계단으로 집결했다.
학생과 교직원 등 약 7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모두 대피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 남짓에 불과했다. 이 사이 관할 소방서와 지구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데 이어 인근 군부대 역시 폭발물처리반과 화생방대응팀 보냈다.
특히 군부대는 추락한 드론 주변에 통제선을 설치해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으며 추가적인 드론 및 기기 공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수색을 실시했다.
출동한 구급대는 깨친 유리파편을 맞고 부상을 입은 학생과 대피 중 발목이 골절된 학생 등 2명을 들 것과 목발을 이용해 학교 건물 밖으로 옮긴 뒤 다친 부위를 긴급 치료 후 응급차 이송칸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2일 경기도 수원시 영일중학교에서 '2024년 을지연습 학교 테러 대피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경찰은 학교 근처에서 드론을 조정 중이던 테러범을 검거했으며 군부대는 드론에서 설치돼 있던 폭발물을 분리한 뒤 이를 제거 및 해제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어 대공혐의점 여부를 분석한 군부대 측은 개연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드론을 회수해가는 것을 끝으로 이날 학교테러에 대비한 가상훈련은 모두 끝났다.
군부대 측은 이날 상황 종료를 선언한 후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 등 이상물체 발견 시 행동요령을 교육하고, 군 장비를 관 및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훈련을 참관한 임태희 교육감은 "동영상으로 열 번 보는 것보다 오늘 한 번의 훈련이 학생들에게는 훨씬 값지고 귀한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모든 훈련이 행동으로 옮겨져 실제상황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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